효고현 내 골프장은 약 150개. 경기지역의 골프장 숫자와 비슷하다. 일본에선 ‘골프현’으로 불릴 만큼 골프 천국이다. 좋은 곳만 예약해서 다녀왔던 전과 달리 시내와 가까운 골프장과 산속 깊숙이에 있는 골프장 등 3곳을 가봤다.
먼저 고베(神戶)시에서 가장 가깝고 대중적인 즈이엔 골프장에 갔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많은 골퍼가 클럽하우스에 모여 있었다. 이곳 관계자의 말로는 하루 30팀 정도 온단다. 이곳에선 일본의 다른 골프장처럼 골퍼들의 노령화를 확인할 수 있다. 관계자는 “골퍼 중 가장 젊은 여성골퍼가 몇 살인지 짐작할 수 있겠느냐”고 묻곤 “60세 초반”이란 정답도 내놓았다.
일본 골프장을 다니다 보면 항상 두 가지 질문을 받는다. 한국에 30∼40대 젊은 골퍼가 많고, 특히 여성골퍼가 많은 이유를 묻곤 한다. “혹시 한국 여성골퍼들이 많은 것은 ‘체면’ 때문이냐”고 묻기도 한다.
“체면 때문에 골프를 하는 건 아니다. 한국엔 골프 자체를 즐기려는 젊은이와 여성골퍼가 많다”고 대답하면 정말로 놀라는 표정을 짓는다.
일본엔 현재 골프장이 2300개 있다. 일본의 골프인구는 750만 명 정도다. 한창 전성기이던 1990년대와 비교하면 골프장은 800개, 골프인구는 600만 명이나 줄었다. ‘노인층이 골프인구의 전부다’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엔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조금씩 젊어지고 있다.
일본 골프장 관계자들은 정말 한국의 젊은 골퍼와 여성골퍼를 가장 부러워한다. 일본 골프장 관계자들은 우리에게 젊은 골퍼와 여성골퍼가 찾아온다면 밤낮 가리지 않고 일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비싼 세금, 규제가 일본엔 거의 없다는 게 일본 골프장엔 다행스러운 일이다. 일본에서는 연간 3만 명이 내장하면 골프장 운영에 문제가 없다고 한다. 한국에서는 5만5000명이 내장해야 골프장이 정상적으로 돌아간다.
한국엔 있고 일본엔 없는 젊은 골퍼들은 ‘보석’이다. 한국 골프의 지속적인 발전에 밑거름이 되는 자원이다. 젊은 골퍼들이 무조건 예의가 없다고 비난하고 꺼리면 안 될 일이다.
일본 골프계는 젊은 층이 룰과 에티켓의 지나친 강조, 골프장 내 드레스 코드 및 방침을 싫어하기에 대안을 마련 중이라고 한다. 골프인구가 젊어지는 것처럼 골프장, 골프 관련 단체, 그리고 제도와 운영도 젊어진다면 골프는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레저로 계속 사랑받을 것이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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