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현재 ‘여성’을 뜻하는 ‘감’이나 여성의 은밀한 부위를 지시하는 ‘쪽’이라는 단어가 확인되지 않고, 또 일상어를 만드는 데 입에 올리기 민망한 여성의 주요 부위와 관련된 단어를 이용했다고 본 점에서 이런 설은 크게 믿음이 가지 않는다. 상상력이 지나치게 발동된 것이 아닌가 한다.
필자는 아직 ‘감접과 같다’ 설을 버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 감나무 가지를 ‘고욤나무’ 동아리 대목(臺木)에 붙이고 끈으로 칭칭 감아두면 고욤나무와 감나무가 밀착돼 접을 붙인 표시가 나지 않으므로, 얼마든지 ‘감접’을 붙인 것처럼 흔적이 없는 상태를 ‘감접과 같다’고 표현할 수 있다고 여전히 믿기 때문이다. ‘감접과 같다’가 ‘감접같다’로 어휘화하는 것은 아주 쉽다.
‘감접같다’가 ‘조선말큰사전’(1947)에 ‘감쪽같다’에 대한 비표준어로 제시돼 있고, 또 이것이 전라 방언에 ‘감쩝같다’로 남아 있어 그 존재를 의심할 수 없다. ‘감접같다’가 ‘감쪽같다’로 변하는 과정은 어렵지 않게 설명된다. ‘감접같다’가 ‘감쩝같다’로 변한 뒤에 ‘ㅂ’이 ‘ㄱ’에 동화돼 ‘감쩍같다’로 변하고, 이것이 모음조화에 의해 ‘감쪽같다’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세 초 신문에 ‘감쩍가치’라는 부사가 많이 보여 중간단계 어형인 ‘감쩍같다’의 존재도 분명해진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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