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지난달 29일 당산동 구청 별관 사무실에서 자신의 6·13 지방선거 공약인 ‘탁 트인 영등포’ 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고 있다.  영등포구청 제공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지난달 29일 당산동 구청 별관 사무실에서 자신의 6·13 지방선거 공약인 ‘탁 트인 영등포’ 건설에 대한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고 있다. 영등포구청 제공

- ‘25개區 중 최연소’ 채현일 신임 영등포구청장

답답한 주거환경 개선 주력
영등포역 복합개발 거점화

지역내 학교 명문高로 육성
구청장 직속 교육보좌관도

임기초 ‘영등포 1번가’ 운영
구민 아이디어 행정에 반영

전임자 좋은 정책 계승·발전
서남부 대표區 영화 찾을 것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사용한 ‘탁 트인 영등포’라는 구호에 맞게 영등포 구민들이 원하는 교육문제, 주거문제, 새로운 산업 유치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 세 가지 문제만 해결하면 영등포구의 앞날은 말 그대로 탁 트일 겁니다.”

지난달 29일 취임 준비에 한창인 채현일(48) 서울 영등포구청장은 당산동 구청 별관 사무실에서 “지난 2월 초 청와대를 떠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써준 ‘나라다운 나라, 사람이 먼저다’ 글귀처럼 민심이 먼저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가치와 철학을 담아 구정과 정치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이 먼저라는 생각으로 구민과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며 그 시간과 소통의 결과를 영등포구 행정에 담아 구민의 뜻과 어긋나는 정책과 사업은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25개 구청장 중 최연소인 채 구청장은 “선거 기간에 많은 구민을 만나면서 구민들의 소망과 희망, 영등포에 대한 바람에 귀를 기울였다”며 “과거 서울 서남권의 대표도시라는 영광을 뒤로하고 낙후된 구도심, 답답한 도시환경, 정체된 회색빛 영등포 이미지를 바꾸자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구민 여러분의 기다림과 바람에 어긋나지 않도록 주거환경, 교육, 일자리 등 산적한 영등포의 현안을 제대로 해결하겠다”며 “‘탁 트인 영등포, 든든한 구청장’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영등포구는 과거 서울의 산업중심지역으로 국가 성장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경제 발전의 중심지였다. 관악구를 비롯해 강서구, 구로구 등 현재 서울 서남부권 6개 구가 다 영등포구에 속해 있는 ‘종갓집’이었다. 그렇지만 현재 영등포구는 종갓집의 위상과 서울 서남부권의 대표 도시라는 명예에 어울리지 않는 정체된 도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채 구청장은 이를 해결해 종갓집의 영화를 찾아보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먼저 답답한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 특히 영등포역 일대는 경인선과 경부선의 분기점인 교통의 요지이자 산업의 중심이었으며, 대형 방직공장, 경인로 변을 따라 들어선 철재 상가들은 서울 발전의 역군이자 영등포의 상징이었지만 현재는 과거의 영광을 뒤로한 채 회색빛 이미지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전락했다”고 지적했다. 채 구청장은 “큰 틀에서 서울시의 ‘서울 2030 도시계획’과 연계해 도시재생사업을 진행시킬 계획이다. 주민과 함께 고민하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영등포 경인로 주변 공간을 재생시켜 도심을 활성화할 방침이다”며 “문래동 인근 대선제분, GS 주차장 부지 등 거점 공간에 새로운 기능을 넣어 지역 활성화를 도모하고, 영등포역 복합개발을 통해 산업·문화 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제시했다. 그는 또 “Y밸리(경인로, 문래동 지역)의 전통적인 기계금속제조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산업을 재생시켜 경제활성화에 앞장서고, 핀테크 사업 등을 통해 4차 산업을 선도하는 전진기지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길1, 신길6 뉴타운 해제구역 주거환경 개선사업도 함께 추진해 낙후된 도심환경 정비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룬다면 영등포구라는 얼굴에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하는 것”이라며 “변화하는 영등포구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탁 트인 영등포’를 위해 고가차도 철거 계획도 밝혔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역은 많은 시민이 영등포를 방문했을 때 처음 만나게 되는 영등포의 맨얼굴이지만, 산업시대의 유물인 영등포로터리 고가차도가 가로막고 있어 답답하다는 첫인상을 갖게 한다”며 “탁 트인 영등포를 위해 영등포로터리 고가차도를 철거해 평면교차 방식의 교차로로 전환하는 등 교통 개선을 통해 이 일대 교통 혼잡을 해소, 밝게 도약하는 영등포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중학생 자녀를 둔 채 구청장은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분명한 목표를 설정했다. 그는 “많은 구민이 자녀교육을 이유로 영등포를 등지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이야말로 구민의 가장 큰 바람이자, 미래 발전을 위한 가장 가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최고의 교육정책을 펼치기 위해 구청장 직속으로 교육보좌관을 신설해 교육 현황과 문제점을 분석하고 영등포에 맞춘 앞선 교육정책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등에 모두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고, 차별화된 학력 신장 프로그램과 방과 후 수업 등도 계획하고 있다.

구민과의 소통도 채 구청장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다. 그는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서는 구민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임기 초 2개월간 구민이 원하는 정책을 제안받아 구정에 반영할 수 있는 ‘영등포 1번가’를 신설, 운영할 방침이다. 구정에 대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해 정책에 반영하고 구민이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 투명하고 열린 행정서비스를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1000명 이상 영등포구 구민이 제안하고 공감하는 민원·정책 등에 대해 구청장이 직접 답변하는 ‘영등포 신문고’도 운영할 예정이다.

영등포구 지역 현안에 대해 구민과 함께 비전을 제시하는 ‘영등포 100년 미래비전위원회’도 만든다. 그는 “교통, 청소, 주차, 주거환경 등 모든 분야에 대한 구민의 의견을 수렴해 함께 정책을 고민할 계획”이라며 “위원회는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책 마련과 구민 소통창구로서의 역할을 수행해 주민 참여와 민관 협치의 성공적인 모델로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전임 구청장이 잘 다져온 복지정책들은 계승·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채 구청장은 “전임자가 한 정책이라고 무조건 배척할 게 아니라 잘한 것은 더욱 발전시키도록 하겠다”면서도 “하지만 변화와 혁신은 시대 정신인 만큼 이를 잊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정체된 영등포 인프라의 대대적인 혁신, 활력 넘치는 경제를 통해 영등포의 위상을 드높이겠다는 공약이 이번 선거에서 많은 지지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며 “여의도에서 대림동까지 각 지역에 꼭 필요한 맞춤형 사업에다 교육, 보육, 도시재생, 교통, 안전, 지역경제 활성화 등 풀어야 할 현안에 대한 명확한 해답을 갖고 새로운 영등포를 꿈꾸는 구민들을 찾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신선종 기자 hanul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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