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적 합의구조로 변경”
사법발전위서 2시간 격론


사법제도 개혁을 논의하는 대법원 산하 사법발전위원회가 법원행정처 폐지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의 진앙으로 지목된 법원행정처의 의사 결정 구조를 수평적인 합의 구조로 바꾸겠다는 게 검토안의 요지다. 이를 놓고 사법행정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라는 비판 여론도 감지된다.

사법발전위는 지난달 26일 회의에서 현행 법원행정처를 ‘사법행정회의(가칭)’와 ‘법원사무처(가칭)’로 분리 개편하는 내용을 담은 3개 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법행정회의’에서는 재판 업무와 관련된 총무·예산·회계·시설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법원사무처’는 재판 업무 이외의 행정사무 집행을 맡아 헌법재판소 사무처나 국회 사무처와 비슷한 형태로 운영하겠다는 방안이다.

법원행정처의 후신 격인 사법행정회의는 기존의 피라미드식·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수평적 합의제 기구로 운영함으로써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대법원장 권한을 축소·분산하겠다는 취지다. 40여 명의 법관이 근무하는 현행 법원행정처와 달리 10여 명 안팎으로 사법 행정 조직을 대폭 축소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사법 행정의 핵심인 판사 인사는 사법행정회의가 아니라 별도 기구인 ‘인사운영위원회(가칭)’를 추가로 개설하는 안도 나왔다.

이날 회의는 2시간 가까이 벌인 격론에도 기구의 성격·구성 등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의결이 이뤄지지 못했다. 우선 전제부터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위원은 “사법행정회의를 대법관회의와 마찬가지로 ‘의결기구’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최종 결정을 내리는 기구도 아닌데 권한과 성격이 맞지 않는다” “구체적인 권한 범위에 대한 논의도 없이 졸속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 의견에 밀렸다. 시민단체·교수 등 외부 인사를 포함한 이들이 판사 인사를 결정해야 한다는 방안 역시 “‘코드 인사’ 등 정치적 영향력 행사에 취약해질 수 있고 삼권분립을 저해한다”는 반발에 부닥쳤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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