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이후 벌어진 한·중 마찰은 표면적으로 정리돼,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정치 외교적으로 큰 마찰 없이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경제적인 마찰도 해소되고 있다. 그러나 한·중 국민과 인민의 정서는 좀 다른 듯하다. 다시 말해 한국과 중국의 반(反)중, 반한 감정은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닌가 한다.
한·중 국민의 마찰은 사드가 유발한 측면이 있다. 사드 도입을 놓고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했고, 한국 국민은 중국의 위압적 태도에 불만을 품었다. 한·중 간의 충돌은 표면적으로 ‘내정간섭’과 ‘친미 한국’의 충돌이었다. 중국에서는 ‘돈은 중국에서 벌고, 미국에 충성한다’는 논리가 먹혔다. 한국이 중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이 부각된 것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상반되게 한국의 안보를 위한 행동인데 왜 중국이 강압적으로 나서냐는 것이었다. ‘북한은 말리지 않고 한국에만 불만’이라는 논리가 먹혔다. 한국은 주권국가인데, 왜 내정간섭을 하느냐는 것이다.
여기서 한·중 민간충돌을 좀 더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좀 더 속되게 말하자면 한국 국민은 중국에 ‘갑질하지 말라’, 중국 인민은 한국에 ‘G2로 인정하라’는 뜻이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한국 국민의 인식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측면이 있다. 못 살고, 더럽고, 엽기적인 중국을 아직도 떠올린다. 지금 비약적으로 성장한 중국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륙의 실수’가 ‘대륙의 실력’이 된 지 오래다.
중국의 한국에 대한 인식에도 문제가 많다. 한국을 자꾸 속국으로 보려는 태도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가 시진핑(習近平)과 정상회담을 하고 나서, 한국은 중국의 속국이었다더라고 말해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이처럼 중국 지도층과 지식층은 한국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인식을 가진 경우가 적지 않다.
민간 차원의 단순한 감정 표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한국과 중국은 인접 국가이며, 정치, 경제, 문화에서도 서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여기에 북한 문제가 완화된다면 더욱 밀접한 소통과 활발한 교류가 예측된다. 그렇다면 한·중은 서로 윈윈하기 위해서라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민간 차원의 인식이라고 해도 불필요한 마찰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한·중 모두가 그렇다.
예전에 중국에서 ‘공자가 한국인’이라는 한국 언론 기사가 퍼진 적이 있었다. 이 유언비어는 대만까지 퍼져 대학생들이 대만 총통에게 이에 대해 질문을 할 정도였다. 대만 총통이 사실이 아니라고 하자 환호를 질렀다고 한다. 황당한 주장이 아닌 신빙성 있는 주장이라 믿었던 것이다.
현재 한국이나 중국의 인터넷 댓글을 보면 반중, 반한 감정은 위험 수위라고 할 정도다. 특히 허위정보 유포나 감정풀이용 억지주장 등은 일정한 관리가 필요한 것 아닌가 한다. 양국 정서의 흐름에 대한 분석과 그 이유라도 살펴봐야 할 것이다. 한·중 양국의 대책을 촉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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