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와 승부차기 4-3
월드컵 통산 처음으로 승리
골키퍼 픽퍼드 ‘눈부신 방어’
MOM 케인 “자랑스럽다”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저주’를 풀었다. 그리고 12년 만에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축구 종주국 잉글랜드는 4일 오전(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스파르타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전에서 콜롬비아와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3으로 이겼다. 2006 독일월드컵(8강) 이후 12년 만에 8강에 오른 잉글랜드는 오는 7일 사마라아레나에서 스웨덴과 4강 진출을 다툰다. 잉글랜드는 1990 이탈리아월드컵(4강) 이후 28년 만에 4강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8강 진출을 꿈꿨던 콜롬비아는 ‘천적’ 잉글랜드를 넘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됐다. 콜롬비아는 잉글랜드와의 역대 전적에서 2무 4패로 열세다.
잉글랜드의 월드컵 통산 첫 승부차기 승. 잉글랜드는 1990 이탈리아월드컵 서독과의 준결승전(3-4 패), 1998 프랑스월드컵 아르헨티나와의 16강전(3-4 패), 2006 독일월드컵 포르투갈과의 8강전(1-3 패) 등 3차례 승부차기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까지 포함하면 그동안 메이저대회에서 7차례 승부차기를 치러 6번이나 패했다.
승부차기의 저주는 잉글랜드 골키퍼 조던 픽퍼드(에버턴)의 왼손에 의해 깨졌다. 연장전까지 120분간을 1-1로 비긴 뒤 러시아월드컵 3번째 승부차기가 연출됐다. 선축은 콜롬비아. 러시아월드컵 승부차기에선 선축한 팀이 3번 모두 졌다.
잉글랜드는 3번째 키커 조던 헨더슨(리버풀)의 오른발 슈팅이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아스널)의 손에 걸려 승부차기의 저주를 떠올렸다. 콜롬비아는 3-2로 앞섰지만 4번째 키커 마테우스 우리베(클럽 아메리카)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에 맞았다. 잉글랜드는 4번째 키커 키런 트리피어(토트넘 홋스퍼)가 오른발 슈팅으로 왼쪽 상단 골망을 갈라 3-3으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픽퍼드가 ‘신기’를 발휘했다. 콜롬비아 5번째 키커 카를로스 바카(AC 밀란)가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픽퍼드는 오른쪽으로 몸을 날리면서 왼손으로 공을 쳐냈다. 잉글랜드는 마지막 키커 에릭 다이어(토트넘 홋스퍼)가 오른발 슈팅을 왼쪽 하단에 정확히 찔러 4-3으로 이겼다.
잉글랜드 사상 첫 월드컵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픽퍼드는 2016년 10월 잉글랜드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고 지난해 10월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대표팀엔 주전 골키퍼 조 하트(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하트가 부진으로 낙마했고 픽퍼드는 잭 버틀런드(스토크시티), 닉 포프(번리)와의 내부경쟁을 거쳐 주전으로 도약했다. 러시아월드컵 직전까지 A매치 3경기 출전에 그쳤던 픽퍼드는 러시아월드컵에선 조별리그, 16강전까지 4경기에서 골문을 지켰고 4실점으로 선방하며 8강행을 이끌었다.
16강전 직후 픽퍼드는 “정신없는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지만, 내 왼손으로 잉글랜드를 구했다”면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걸 원하지 않았지만 우린 결국 승리했고 팬과 나라 전체가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1994년생인 픽퍼드는 대표팀 골키퍼로는 어리다는 지적을 받았다. 픽퍼드는 “나는 아직 어리지만, 정신적으로 강하고 경험이 풍부하다”며 “러시아월드컵은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잉글랜드는 후반 9분 코너킥 상황에서 헨더슨이 콜롬비아의 카를로스 산체스(에스파뇰)에게 밀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키커인 해리 케인(토트넘)이 골키퍼를 속이고 오른발로 슛, 골대 중앙으로 공을 집어넣었다.
케인의 러시아월드컵 6호 골. 케인은 페널티킥으로만 3골을 얻었다. 콜롬비아는 경기 종료 직전인 후반 48분 예리 미나(FC 바르셀로나)의 헤딩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승부차기에서 분루를 삼켰다.
케인은 경기최우수선수(MOM)로 선정됐다. 케인은 득점 2위인 벨기에의 로멜루 루카쿠(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격차를 2골로 벌렸다. 케인은 또 1939년 토미 로턴 이후 79년 만에 A매치 6경기 연속 골을 넣은 잉글랜드 선수로 등록됐다. 케인은 “잉글랜드의 승부차기 징크스를 떨어버렸기에 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주요뉴스
시리즈
이슈NOW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