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3명중 7명이 지역위원장 신청
높은 지지율 덕에 TK·PK 안가려
野는 당내 갈등에 상황만 지켜보기


20대 국회의원 임기가 절반을 지나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의 지역구 공략이 가시화하고 있으나, 여당의 압도적 우위 분위기 속에 여야 의원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들이 지역위원장 공모에서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 등 ‘험지’도 마다하지 않는 반면 야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숨을 죽인 채 상황만 주시하는 모습이다.

4일 민주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13명 중 7명이 지역위원장 공모에 신청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에 지역위원장에 임명되면 2020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 때까지 직을 유지하는 만큼 (이번 신청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상당수 비례대표 의원들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지역에 신청했다”고 말했다.

제윤경 의원은 일찌감치 고향인 경남 사천·남해·하동에 공을 들였고, 6·13 지방선거 때도 김경수 경남지사 선거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다. 이 지역은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의 지역구로 TK 못지않은 험지로 분류된다.

김현권 의원은 경북 구미을에 신청했다. 구미을은 지난 총선 때 민주당이 후보도 내지 못한 곳이다. 박경미 의원은 서울 서초을에 신청했다. 서초구는 6·13 지방선거 때 서울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구청장 후보가 패했다. 정춘숙 의원은 한선교 한국당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용인병 지역위원장에 신청했는데, 이곳 역시 유권자 구성이 민주당에 불리한 지역으로 꼽힌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아직까지 총선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거나 지역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 혁신 방향과 진로를 두고 당이 들썩일 정도로 갈등과 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서 지역을 다지겠다고 나서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대고 있지만, 마땅한 지역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관계자는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참패로 다음 총선도 쉽지 않은 선거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례대표 의원들도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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