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대표팀 주장 미켈
“3차전 앞두고 협박전화 받아
국민에 실망 안주려 숨겼다”


아버지가 납치됐지만,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주장 존 오비 미켈(톈진 테다·사진)은 의연했다. 미켈은 조국을 대표하는 게 우선이라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전에 출전해 투혼을 불살랐고 그의 부친은 무사히 돌아왔다.

4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매체 BBC에 따르면 미켈은 최근 아프리카 매체 ‘kwese ESP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26일 아르헨티나와의 D조 조별리그 최종전 킥오프 4시간을 앞두고 납치범들로부터 아버지가 감금돼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납치범들은) 아버지를 풀어주는 대가로 1000만 나이라(약 3122만 원)를 요구했고 납치 사실을 외부로 알리면 곧바로 사살하겠다고 협박했다”고 밝혔다. 미켈은 “협박 전화를 받은 뒤 혼란스러웠지만 조국을 대표하는 게 우선이었다”며 “1억8000만 명의 나이지리아 국민을 실망하게 할 수 없었고, 대표팀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감독과도 상의하지 않은 채 출전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2-3으로 패해 1승 2패(3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미켈의 부친은 지난달 26일 고속도로에서 운전사와 함께 납치된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 경찰은 “2일 납치범들과 총격전 끝에 미켈의 아버지와 운전사를 구출했다”며 “미켈의 아버지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납치범들로부터 고문을 당해 여러 군데 봉합 수술을 받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출 과정에서 경찰과 납치범 사이에 총격이 오갔고 납치범들은 인질을 포기하고 도망쳤다”고 덧붙였다. 미켈의 부친은 2011년에도 납치당했고 열흘 만에 풀려났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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