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전국위원회 訴 제기에
법원 “음모 명백한 증거 없고
사건 관할권 없어 진행 못해”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가 2016년 대통령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선거운동본부(선거캠프)가 러시아와 공모해 자신들의 이메일을 해킹하고 위키리크스에 흘렸다며 제기한 소송에 대해 법원이 관할권 문제를 이유로 기각 결정을 내렸다.

4일 의회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미국 컬럼비아 특구(워싱턴) 지방법원의 엘런 세겔 허벨 판사는 원고(민주당 전국위원회)가 트럼프 선거캠프가 워싱턴 지역에서 진행한 선거운동과 해당 사건과의 관계를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다며 관할권을 근거로 사건을 기각 결정했다. 허벨 판사는 판결문에서 “선거운동 회의, 투표자 독려, 혹은 기타 정당한 선거활동은 (원고 측이) 주장한 음모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마찬가지로 트럼프 선거캠프의 외교팀이 워싱턴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곳에서 음모를 조성·발전시키는 행위를 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없어 이곳에서 소송을 진행해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허벨 판사는 해당 사건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이번 기각 결정이 피고(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가 2016년 대선 당시 아무 관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원고가 소장을 제출한 법원이 해당 사안을 판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민주당 전국위원회 후원자 로이 코크럼과 에릭 숀버그, 전 직원인 스캇 코머 등은 트럼프 선거캠프의 로저 스톤이 러시아 정보당국과 결탁해 자신들의 이메일을 해킹했고 이 정보를 위키리크스에 전달해 사생활을 침해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트럼프 선거캠프의 행위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전략적으로 이용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소송 진행 상황을 지켜본 법률자문그룹 ‘민주주의 수호’는 이 소송을 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했다. 이 단체 대표인 이언 배신은 법원 결정에 대해 “트럼프 선거캠프와 협력자들이 정당한 죄과를 받도록 다른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정보기관들은 2016년 대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러시아 출신 해커들이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개인 서버를 해킹했다고 추정하고 있으며,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러시아와 트럼프 당시 대선후보 측 선거운동과의 관계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관련 수사를 계속 비난하며 선거캠프와 러시아와의 공모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한편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지난 3일 기밀 해제된 평가보고서(ICA) 요약본을 통해 러시아가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당시 후보의 당선을 선호했고 당선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는 정보기관의 결론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지난해 1월 러시아의 대선 개입을 확인한 ICA를 발표한 바 있다. 상원 정보위는 지난 16개월간 ICA를 재검토한 끝에 해당 보고서가 정치적 의도에 의해 작성됐다는 비판을 부정했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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