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10’중 8강에 오른 나라
브라질 등 3개국에 불과

대륙연맹 협의 거쳐 결정
실력 월등한 상대 이기면
포인트 크게 오르는 방식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 이내 중 9개국이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으나 8강에 오른 건 브라질(2위), 벨기에(3위), 프랑스(7위) 등 3개국뿐이다. 톱10의 ‘몰락’은 FIFA 랭킹 산정의 불합리가 빚은 예견된 사고라는 지적. 특정 대륙, 즉 유럽에 유리한 현 FIFA 랭킹 산정 방식은 러시아월드컵 결승전(16일)을 끝으로 폐기되고, 새로운 방법으로 순위가 책정된다.

새 랭킹 산정은 엘로레이팅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FIFA는 “지난 2년간 새로운 랭킹 산정 방식을 연구했다”며 “모든 대륙연맹과 협의를 거쳐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엘로레이팅 시스템은 미국 물리학자 아르파드 엘로가 고안한 실력 측정 및 평가 산출법이다. 자신보다 실력이 낮은 상대를 이기면 랭킹 포인트가 조금 오르지만, 패하면 크게 삭감된다. 또 자신보다 실력이 월등한 상대를 이기면 랭킹 포인트가 크게 오르고, 패하면 조금 내려간다.

엘로레이팅으로 따지면 한국은 45위(FIFA 랭킹 57위), 독일은 2위(FIFA 랭킹 1위)였지만 한국이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독일과의 3차전에서 이겨 80점을 획득, 25위로 무려 20계단이나 뛴다. 반대로 독일은 80점을 잃어 2위에서 7위로 5계단이나 내려간다. 한국은 멕시코(FIFA 랭킹 15위)와의 2차전에서 패했지만 14점을 잃는 데 그쳐 순위 변동이 없다. 멕시코 역시 14점을 얻는 데 그쳐 13위에서 11위로 2계단만 올라간다.

엘로레이팅 시스템은 객관적인 기량 차이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반영한다는 게 가장 특징. 세계체스연맹은 지난 2012년 7월부터 엘로레이팅 시스템을 활용해 세계랭킹을 산출하고 있다.

러시아월드컵에선 FIFA 랭킹 1위 독일, 8위 폴란드, 11위 페루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4위 포르투갈, 5위 아르헨티나, 6위 스위스, 10위 스페인은 16강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FIFA 랭킹은 1993년 8월 도입됐다. 초창기엔 평가전, 친선전, 대륙컵 예선 및 본선, 월드컵 예선 및 본선 등 경기나 대회의 중요도 등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점수를 적용했다.

이 때문에 경기를 많이 치르고 많이 이기면 랭킹 포인트와 순위가 올라갔다. 몇 차례 수정작업을 거쳐 러시아월드컵까지 가중치라는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기면 3점, 무승부는 1점, 패하면 0점을 주지만 경기, 대회의 중요도에 따라 승점은 크게 변한다. 월드컵 예선에서 이기면 3점이 아니라 7.5점, 본선에서 이기면 12점이 주어진다. 보통의 친선전에서 이기면 3점이다. 그리고 월드컵에서 우승하면 300점을 받게 된다. 랭킹 산정은 최근 4년간의 경기 결과를 반영한다. 유럽이 월드컵에서 강세였기에 현행 FIFA 랭킹 산정이 유럽에 유리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지만 러시아월드컵을 끝으로 완전히, 새롭게 바뀐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허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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