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세기 역사에서 인간이 저지른 대규모 전쟁과 크고 작은 분쟁들, 그 잔인한 폭력성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인간은 언제부터 이토록 전쟁에 집착하게 됐을까? 고릴라나 침팬지와 공통의 조상에서 진화한 인간 사회에 왜 그들에게는 없는 강한 적의가 생겨나게 됐을까? 일본 영장류학의 대가인 저자 야마기와 주이치(교토대 총장)는 이러한 인문학적 궁금증에서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밝힌다.
우선 저자는 인간과 야생 침팬지의 전쟁 형태를 비교 분석한다. 야생 침팬지도 전쟁을 하지만 침팬지는 각 개체의 이익과 욕망에 휘둘려 싸움을 일으키는 데 반해 인간의 싸움은 늘 무리에 봉사한다는 것이 다르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은 초기 인류가 개발한 독특한 이동 양식과 사회성에 그 원인이 있다. 즉 두 발 걷기(직립 이족 보행)를 하고, 근친상간을 터부시함으로써 인간은 가족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생태적 이유로 발달한 이들 특징이 나중에 언어를 탄생시키고 공동체에 봉사하는 인간만의 독특한 폭력을 만들어내는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의 사회성을 떠받치고 있는 근원적 특징에는 공동육아, 공개적인 식생활과 함께 먹기(共食), 근친상간의 금지, 대면(對面) 커뮤니케이션, 제3자의 중재, 언어를 이용한 대화, 음악을 통한 감정 공유 등이 있다. 인간이 현재 안고 있는 문제와 갈등의 해답 역시 이러한 진화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348쪽, 1만7000원.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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