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왕의 남자’부터 ‘사도’ ‘동주’ 그리고 ‘박열’까지 흥행성과 작품성을 겸비한 영화들을 만들어 냈다.

충무로에서 진정성 있는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그의 영화계 입문은 조금 특별하다.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다가 중퇴한 그는 영화 포스터와 전단지를 만들면서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1987년에는 광고대행사 ‘씨네시티’를 설립해 1000편이 넘는 영화 광고를 기획하며 한국 영화계에서 잘나가는 영화광고전문가로 자리 잡았다. 1992년에는 영화마케팅 회사인 ‘씨네월드’를 창립해 영화 제작과 홍보, 수입과 배급까지 사업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1993년 ‘키드캅’의 연출을 맡아 감독으로 데뷔한 이래 ‘황산벌’ ‘라디오 스타’ ‘소원’ ‘변산’까지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감독의 영화는 사람을 향한 존중이 묻어 있다. 그의 영화를 보면 권력자보다 약자 혹은 낮은 계층의 인물이 중심이다. 광대로 살아야 했던 민초의 삶을 다룬 영화 ‘왕의 남자’, 비주류가수로 전락한 왕년의 록스타 이야기 ‘라디오 스타’, 아동 성폭행 피해자 부모의 고통을 그린 ‘소원’, 비극적 운명의 세자 ‘사도’ 등이 그러하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변방에 있거나 소외돼 있지만 애처롭거나 처량하지만은 않다. 인물에 대한 깊은 탐구를 통해 비록 비주류라 할지라도 그 자체로 귀하게 빛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른바 작가주의를 고집하기보다는 대중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그의 영화는 과장되고 난해한 표현기법 대신 진정성과 편안함으로 관객을 몰입하게 만든다. 영화를 이렇게 생산자 입장이 아닌 소비자 시각에서 만들어내는 것은 영화마케팅을 했던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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