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그럴까. 아니라고 단언한다. 세상이 바뀌었다. 티클 모아 태산인 것은 맞지만, 우리 고유의 ‘덤’ 문화까지 없애 가면서 하는 장사는 미래가 없다. 유독 우리 선조는 물 인심이 좋았다. “물 한잔하고 가라…”는 말에는 참 많은 의미가 내포돼 있다. 모르는 나그네에게 나뭇잎을 띄워 건네던 물은 우리의 끈끈한 정서를 대변한다.
일전에 중국 웨이하이(威海)에 위치한 B 골프장에 지인들과 함께 간 적이 있다. 이곳은 프랑스 유명 브랜드 물만 팔았다. 한여름이라 물을 많이 마시게 됐고 4명이 18홀을 돌며 마신 물을 계산하다가 경악했다. 물값만 10만 원이 넘었고 물 한 병에 무려 8000원이었다. 중국 브랜드 물은 2000원이면 마실 수 있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다시는 안 오겠다” “물로 돈 벌려 한다”고 다짐했다.
우리에겐 객기보단 고봉이란 정서가 더 어울린다. 그래서 생긴 단어가 ‘덤’이며 ‘정’이다. 물 한 병을 더 팔려다 점점 발길이 끊길 것이다. 쓸데없이 커피 리필로 인심 쓰지 말고 코스 주변에 시원한 얼음물을 가져다 놓으면 아마 감동받고 더 잦은 발길로 갚을 것이다. 물 한 방울 나지 않는 사막 한가운데의 두바이 골프장도 코스 곳곳에 시원한 정수기를 놓아 맘껏 물을 마시게 한다. 사막에서의 물 인심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노자는 “물처럼 행동함이 필요하다. 방해물이 없으면 물은 흐른다. 둑이 있으면 물은 머무른다. 둑을 치우면 물은 다시 흐른다. 물은 그릇 생긴 대로 따른다. 이와 같은 성질이 있기에 물은 다른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가장 힘이 강한 것이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물 한 병 아껴서 기업을 이뤘다면 이제는 물 한 병 건네는 따듯한 정이 필요하다. 고객을 감동케 하는 게 기업 운영의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물이 얼면 부서진다. 고객의 마음이 얼어붙으면 골프장 운영도 산산조각이 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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