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따라 방배동에 있는 새빛맹인교회를 처음 방문한 것은 중학교 2학년 여름 방학이었다. 눅눅한 냄새가 나는 교회에 들어섰을 때 엄마에게 “집사님 오셨어요?” 하며 반갑게 맞이하던 한 시각장애인의 인사에 나도 모르게 멈칫했던 기억이 있다. 시각장애인을 처음 본 건 아니지만 그렇게 가까이 접했던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선글라스를 벗은 맹인들의 모습은 내게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눈은 초점이 흐릿해서 무엇을 보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그 낯선 모습에 당황한 나는, 빨리 거기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게 내가 맹인들을 가까이서 본 첫인상이었다.
하지만 실제 맹인교회에서 봉사하면서 맹인들이 나와 전혀 다르지 않은 존중받아야 하는 우리 사회의 일원임을 배울 수 있었다. 처음 무지했던 나처럼, 사람들이 다름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을 기울이면 평소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한다. 시각장애인들은 우리와 관련 없다고 생각하며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만, 시각장애인 대다수가 후천적이라는 통계를 보면, 시각장애는 우리에게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시각장애인의 취업률은 38.3%로 매우 낮지만, 그마저도 불안정한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시각장애인이 현실적으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직업은 안마사다. 시각장애인들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나라에서 허용한 독과점 형태의 시장이지만, 스포츠마사지와 불법 마사지사업소들의 등장으로 그 유일한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사실 시각장애라는 큰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일자리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의 특성상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시각 없이도 가능한 직업은 별로 없으므로, 안마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최근 뉴스를 읽었다. 시각장애인만 안마사를 할 수 있다는 법률이 장애인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 국민의 직업선택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인지에 대한 토론은 벌써 네 번이나 법정에서 심리했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이다. 이러한 갈등을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시각장애인들은 시각을 잃은 대신에 청각이나 미각, 후각, 촉각 등 다른 감각이 발달돼 있다.
시각장애인 한 분을 공원에서 도보 보조하는 날이었다. 공원에 다다르기 직전, 신호등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내게 옆에 있는 커피숍에 잠시 들르자고 말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커피숍이 옆에 있다는 것을 후각으로 안 것이다. 이처럼 한쪽 감각이 억제되면서 나머지 감각신경이 더 발달한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이용하면 시각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시각장애인 1급 판정을 받고도, 장애를 극복하고 음향 및 녹음기사에 취업한 황병욱 씨나 시각장애인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비장애인이었다면 알지 못했을 시각장애인의 니즈를 정확히 캐치한 센스리더를 만든 엑스비젼테크놀로지의 송오용 대표 등의 사례가 있듯이,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더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지길 바란다.
박민주·미국 코네티컷주
하지만 실제 맹인교회에서 봉사하면서 맹인들이 나와 전혀 다르지 않은 존중받아야 하는 우리 사회의 일원임을 배울 수 있었다. 처음 무지했던 나처럼, 사람들이 다름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먼저 그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을 기울이면 평소에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들리기 시작한다. 시각장애인들은 우리와 관련 없다고 생각하며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지만, 시각장애인 대다수가 후천적이라는 통계를 보면, 시각장애는 우리에게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시각장애인의 취업률은 38.3%로 매우 낮지만, 그마저도 불안정한 일자리가 대부분이다. 시각장애인이 현실적으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직업은 안마사다. 시각장애인들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나라에서 허용한 독과점 형태의 시장이지만, 스포츠마사지와 불법 마사지사업소들의 등장으로 그 유일한 생존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사실 시각장애라는 큰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일자리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시각장애인의 특성상 이동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고, 시각 없이도 가능한 직업은 별로 없으므로, 안마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선택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최근 뉴스를 읽었다. 시각장애인만 안마사를 할 수 있다는 법률이 장애인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 국민의 직업선택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인지에 대한 토론은 벌써 네 번이나 법정에서 심리했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이다. 이러한 갈등을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시각장애인들은 시각을 잃은 대신에 청각이나 미각, 후각, 촉각 등 다른 감각이 발달돼 있다.
시각장애인 한 분을 공원에서 도보 보조하는 날이었다. 공원에 다다르기 직전, 신호등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내게 옆에 있는 커피숍에 잠시 들르자고 말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앞이 보이지 않는데도, 커피숍이 옆에 있다는 것을 후각으로 안 것이다. 이처럼 한쪽 감각이 억제되면서 나머지 감각신경이 더 발달한 것이다. 이러한 능력을 이용하면 시각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할 것이다.
시각장애인 1급 판정을 받고도, 장애를 극복하고 음향 및 녹음기사에 취업한 황병욱 씨나 시각장애인이라는 특성을 이용해 비장애인이었다면 알지 못했을 시각장애인의 니즈를 정확히 캐치한 센스리더를 만든 엑스비젼테크놀로지의 송오용 대표 등의 사례가 있듯이,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이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더 활발하게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하루빨리 갖춰지길 바란다.
박민주·미국 코네티컷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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