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 멈춘 삼성전자 ‘실적 新기록 행진’

반도체만 12兆 영업익 추정
2013년 18.7% 불과했지만
5년새 의존도 4배이상 커져

갤S9 판매량 3000만대 그쳐
S3시리즈 이후 사상최저실적

반도체 불황 땐 실적급락 우려
‘성장 모멘텀’찾기 발등의 불


삼성전자의 실적 신기록 행진이 멈춘 가운데 반도체 쏠림 현상은 극대화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사업이 시장 눈높이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으면서 반도체가 전체 영업이익의 80% 안팎을 도맡았다. 반도체를 빼면 사실상 실적이 푹 꺼지는 구조로 삼성전자만의 강점인 부품과 세트(완제품)의 ‘황금 포트폴리오’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는 2분기 11조 원대 후반에서 12조 원대 초반 영업이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던 전분기(11조5500억 원)를 다소 웃도는 수치다. 이 경우 반도체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80% 안팎을 차지하게 된다.

반도체 편중 현상은 요 몇 년 새 심화된 추세다. 반도체가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3년 18.7%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4년 35.1%, 2015년 48.4%, 2017년 65.6%에 이어 올 1분기부터 70%대에 처음 진입했다. 의존도가 5년 전에 비해 4배 넘게 커진 셈이다.

‘원톱’ 반도체만 실적을 떠받치는 구조를 우려하는 지적도 커졌다. 하반기 들어 불안요소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주력제품인 D램의 가격 상승 폭은 줄어들고 낸드플래시의 가격 하락 폭이 커지고 있어서다.

경쟁업체들이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기 시작하면 삼성전자가 만드는 대로 팔기 바빴던 3D 낸드플래시 가격도 매 분기 약 1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공급 초과로 시황이 내리막길을 걷는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중국도 연말부터 32단 낸드플래시를 양산할 수 있어 당초 시장 예상보다 공급 과잉 현상이 빨리 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중국 당국의 노골적인 견제도 악재다.

삼성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는 업황 리스크(위험)가 큰 편이다. 반도체 시장은 공급과 수요가 가격을 결정하는데 반도체 수요는 무작정 늘어날 수 없는 구조다.

반도체의 탄탄한 성장세를 스마트폰 등 세트사업이 떠받치지 못하는 것도 부담이다. 삼성전자의 실적 상승세를 7개 분기 만에 제동을 건 것은 스마트폰이다. 정보기술(IT)·모바일(IM)사업 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이 2조 원대 초반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갤럭시 S9 시리즈의 올해 판매량이 3000만 대 안팎에 그쳐 갤럭시 S3 시리즈 이후 판매량이 가장 적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된 와중에 차별화된 제품을 보여주지 못한 결과다. 중국과 인도 시장 실적이 부진한 것도 주된 요인이다.

시장은 내년 삼성전자가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 등으로 돌파구를 찾을 때까지는 실적 반등이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의 2분기 영업이익도 1000억 원대 초반에 그쳐 전년 동기(1조7100억 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쳤을 것으로 전망됐다.

재계 관계자는 “한때 스마트폰 쏠림 현상이 심했던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 2014년 실적이 크게 고꾸라진 경험이 있다”며 “반도체가 무너지면 전체 실적이 타격받는 구조인 만큼 차별화된 성장 모멘텀을 찾는 것이 당면 과제 ”라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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