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변화 기대할 수 있는 요인”
“기업옥죄기 한번에 바뀌겠나”
투자·고용압박 이어질까 우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8∼13일 인도·싱가포르 국빈방문길에 삼성전자의 인도 노이다 신공장 준공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정부·재계 소통 채널 복원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최근 기업과 소통을 강조해 재계의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만, 앞에서 혁신성장을 외치면서 뒤에서는 ‘기업 옥죄기’ 정책을 이어가는 청와대의 정책 기조가 일순간에 바뀔 리 없다는 의심의 시선도 여전히 강하다. 되레 이 같은 ‘이벤트성 기업 방문’을 계기로 재계에 대한 전방위 고용 압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9일 행사장에서 가볍게 인사만 하는 것으로 안다”며 “(이 부회장이 아닌)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 대통령을 안내하고, 준공식 인사말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 부회장의 상고심이 진행 중인 상황을 고려한 조치로 분석된다. 다만, 재계에서는 예정에 없던 문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짧은 대화’가 이뤄지거나, 문 대통령이 삼성이나 재계 전반에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번 방문을 계기로 청와대의 반(反)기업 경제 정책 기조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대통령이 재계 1위 삼성그룹 사업장을 처음으로 방문하고, 재판 중인 이 부회장과 접촉한다는 것 자체가 충분히 상징성이 있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늦은 감이 있지만, 기업인과 만나 소통하겠다는 것 자체는 바람직하다”며 “청와대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려의 시선도 여전하다. 규제혁신 등 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조치가 하나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이번 만남이 재계에 대한 고용·투자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고용 쇼크’를 겪은 정부가 재계 1위 삼성을 시작으로 재계 전반에 직간접적 고용 압박을 할 수 있다는 염려가 있다”며 “반기업 정책이나 규제를 없애 자연스레 기업이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도 “경제 민주화나 재벌 개혁을 앞세워 기업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투자하고 고용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청와대의 유연한 경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손기은·유민환 기자 s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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