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피의사실 다툼 여지”
앞서 딸·아내도 잇단 기각
“여론 눈치 보는 수사”비판


법원이 수백억 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받는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6일 기각했다. ‘물컵 폭행’ 논란 이후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돼 ‘갑질’ 비난 여론에 편승한 ‘무리한 수사’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3시 20분쯤 “피의 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와 관련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전날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구속영장심사를 오후 6시 25분쯤까지 7시간 넘게 진행한 뒤 이같이 결정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는 2일 △일가족이 경영하는 그룹 관계사를 이용해 수백억 원대의 ‘통행세 걷기’ ‘일감 몰아주기’를 한 혐의 △10억 원이 넘는 해외금융계좌를 신고하지 않은 혐의 △세 자녀에게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싸게 사들여 비싸게 되팔 수 있도록 지시한 혐의 △인하대병원 인근에 ‘사무장약국’을 열어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 △자신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재판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낸 혐의 등으로 조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경찰이 조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 대해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신청한 구속영장도 검찰에서 기각됐다. 이어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해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은 모두 기각했다. 경찰과 검찰은 지난 4월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수사에 들어갔다. 당시 조현민 전 전무가 광고 업체와 회의를 하던 중 물컵을 던졌다는 의혹이 알려진 후 조 회장 일가의 갑질에 대한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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