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태풍 ‘쁘라삐룬’이 61㎜의 비를 뿌리고 지나간 경북 청도의 한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지역 땅이 무너져 내리자 정부가 일제 안전 점검에 나섰다고 한다. 전국 2만8688개 태양광 사업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린 것이다. 차제에, 지난해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식 이후 현 정부가 과속 추진하고 있는 탈(脫)원전 정책을 재고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00일 동안 치러진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에서 시민참여단은 59 대 41로 건설 재개를 지지했다. 주목할 것은, 2만6명에 대한 최초 설문에서 이미 건설 재개 의견이 많았고, 원전 비중을 유지 또는 확대하자는 의견이 축소하자는 의견보다 더 많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김지형 공론화 위원장은 원전 비중의 축소와 건설 재개에 따른 3가지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 이는 총리령에서 규정한 공론화 위원회의 권한을 넘어선 것이다.
이 권고 보고서를 근거로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여기에 국회나 공청회 결과는 반영될 틈이 없었다. 현재 수립 중인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의 3대 축은 에너지 전환 로드맵,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그리고 제8차 전력수급계획이라고 한다. 결국 공론화위원회의 허위 권고 하나가 그 토대인 셈이다.
최근 한수원 이사회는 비밀스럽고 신속하게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와 신규 원전 4기에 대한 건설계획을 백지화했다. 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한 근거는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그 근거는 최근에 떨어진 이용률 57.7%를 이용해 계산한 것이다. 소가 웃을 경제성 분석이다. 물론 국회 예산정책처가 작성한 경제성 분석 보고서와 반대 결론이다.
제7차 전력수급계획에 포함됐던 신규 원전 4기를 포기한 것은, 두산중공업과 같은 대기업은 물론 탄탄하게 기술력을 축적해온 2000여 중소기업으로선 재앙이다. 두산중공업만 해도 5조 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다. 또, 80%를 웃돌던 원전 가동률은 50%대로 떨어졌다. 이는 정부의 해명대로 탈원전 정책의 결과는 아니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의 예행연습이 된 것은 분명하다. 원전 1기를 다른 발전으로 대신하면 하루에 약 11억 원씩 손해가 난다. 한전은 지금 적자 상태다. 또 있다. 탈핵 단체와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은 없다더니 ‘이제 제대로 된 전기 가격을 지불해야 할 때가 됐다’며 전기료를 올리기 위한 바람을 잡는다. 전력 부족도 염려 없다더니 원전가동률을 올리라는 지시가 떨어졌다는 후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쇼트리스트 대신 롱리스트를 공개했다. 원전 수출을 지원한 5개국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한국이 포함된 것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보여준 가격 경쟁력과 안전성 및 적기 준공의 기록이다. 기술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준 결과다. 이제 남은 수출은 오로지 정부의 책임이다.
지난 1년여 동안 벌어진 탈원전 관련 일들은 한마디로 ‘밀어붙이기’였다. 이웃 일본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현재의 10배가량인 20∼22%로 높이기로 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탈원전 정책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또, 원전 수출은 한다면서 수출 상품의 최신성을 유지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보이지 않는다. 카이스트(KAIST) 학부 2학년생 94명 중 원자 및 양자공학과 지원자는 0명이었다. 다른 대학들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지난 40년간 육성한 원자력 부품 공급망은 아프다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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