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주 유럽 순방 시작

나토회의 방위비 분담 도마에
美 인상요구 방침… 마찰 예고
푸틴과 만남 美 언론 예의주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영국 방문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미·러 정상회담 등 빅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글로벌 지도자 역량에 대한 시험대에 다시 놓이고 있다. 그는 브뤼셀에서 나토 동맹국들과 방위비 분담을 놓고 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영국에서는 “반대 트럼프”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대와 맞서야 하고, 미국 언론의 공세 속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나 ‘러시아 스캔들’의 매듭을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8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1주일간의 외교 일정을 소개하며 “가는 곳마다 중요한 쟁점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먼저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11~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회원국들과의 정상회의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무역 관세 문제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과 맞붙은 적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다시 갈등국면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임 승차론’을 내세우며 독일을 비롯한 나라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2%까지 방위비를 인상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하지만 그나마 경제 여건이 좋은 독일의 방위비 분담금이 GDP 대비 1.2%(2017년 기준)인 것을 감안하면 다른 나라들이 이를 순순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다. 나토 회원국들은 미국산 무기 수입 실적을 언급하면서 부담금 증액에 반대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부터 나흘간 영국에 머물며 테리사 메이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간의 경제·안보 관계 강화 등 비교적 훈훈한 의제를 다룰 예정이지만 강력한 비판 시위와 직면할 것으로 관망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대규모 시위를 의식해 메이 총리와의 오찬 회담 장소도 런던 시내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가 아니라 런던 중심부에서 북서쪽으로 65㎞ 떨어진 총리의 별장용 관저인 체커스로 잡았을 정도다. 시위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저귀를 찬 모습의 ‘화난 아기 트럼프’ 대형 풍선을 준비하는 등 방문을 벼르고 있다. 그는 주말 동안 모친인 메리 앤 맥러드의 고향인 스코틀랜드를 방문해 본인 소유 골프장 리조트에 머무를 예정이지만 영국과 미국 언론들은 “치안을 유지하는 데 경찰 5000명이 투입되며 500만 파운드(약 74억 원)의 세금이 들어간다”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오후 핀란드 헬싱키로 이동해 16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을 갖는다. 양국 정상회담은 통역사와 필기자만이 배석하는 단독 정상회담과 참모들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 오찬회동 순으로 미·러 관계 개선 등을 놓고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러시아가 지난 2016년 사이버 활동으로 미국 대선에 개입했다고 비판해 온 미국 언론들은 양국 정상의 단독 회담에 호의적이지 않은 상태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정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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