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과 소방대원이 8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예인선과의 충돌로 뒤집힌 어선에서 구조한 생존자를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해경과 소방대원이 8일 전북 군산시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예인선과의 충돌로 뒤집힌 어선에서 구조한 생존자를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 ‘군산 어선 사고’ 뒤집힌 선실서 선원 4명 구조

예인줄 걸려 전복… 선장 실종


사고로 뒤집힌 어선 안의 선원들이 가슴까지 물이 차오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연장자 순으로 구조해줄 것을 해경에 요청해 차례로 생명을 건졌다.

9일 전북 군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8일 오후 7시 13분쯤 전북 군산시 옥도면 어청도 남동쪽 약 12㎞ 해상에서 7.93t급 새우잡이 어선이 118t급 예인선의 예인줄에 걸려 전복됐다. 당시 예인선은 200m 길이의 예인줄로 바지선을 끌고 있었다. 해경은 이 사고로 뒤집힌 어선의 선실에 있던 선원 4명을 구조하고 조타실에 있다가 실종된 선장 권모(56) 씨를 찾기 위해 수색 중이다.

현장에 출동한 해경이 뒤집힌 배로 올라가 선체를 여러 차례 두드리자 선내에서 생존자가 있음을 뜻하는 ‘네 번’의 두드림이 왔다. 해경은 선내로 진입하는 모든 입구가 어망으로 막혀 어려움을 겪다 오후 9시 10분쯤 선원 한 명이 통과할 수 있는 진입로를 확보했다. 해경 구조대 김효철 순경이 오후 9시 15분쯤 선원들을 마주하고 “통로가 좁아 한 명씩 차례로 구조할 수밖에 없다”며 구조 순서를 요청하자 선원들은 “연장자 순”이라고 답했다. 결국 가장 나이가 많은 이모(59) 씨가 오후 9시 31분에 먼저 구조되고 김모(58)·이모(46) 씨에 이어 오후 9시 43분에 서모(42) 씨가 마지막으로 물 밖으로 나왔다.

해경 관계자는 “당시 선원들은 바닷물이 가슴까지 차올라 에어포켓(공기층)에서 겨우 숨을 쉬고 있는 상태였다”며 “위기의 순간에 선원들의 침착한 대응이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해경은 실종된 선장 권 씨를 찾기 위해 수색 범위를 확대했다. 해경은 구조된 어선 선원들과 예인선 선장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군산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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