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자금 유치해 기업에 투자
부도·횡령 잇따라 소송 증가
창업투자 활성화 순기능 불구
투자자 보호 미흡… 부작용 커
금융당국 균형 정책 마련해야


크라우드 펀딩이 핀테크 시대의 새로운 투자·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면서 투자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대학생 송모(27) 씨는 지난해 6월 유명 일본 소설을 영화화해 국내 개봉하는 펀딩 프로젝트에 100만 원을 투자했다. 1년이 지나 투자액 상환을 받기로 한 당일 저녁 늦게서야 업체로부터 “당장 투자액을 돌려주기가 어렵다. 우선 원금의 3분의 1만 돌려주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 송 씨는 10일 취재진에 “나머지 금액도 이자까지 쳐서 주겠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자칫 돈을 못 받게 되는 것이 아닐까 불안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6월에는 한 게임 제작업체가 원금보장 조건을 내세워 7억 원 규모의 채권을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모집한 뒤 돌연 지급불능에 빠져 개인 투자자들이 단체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크라우드 펀딩이란 중개업자가 개인 투자자에게 기업을 소개해 투자금을 대신 모아주는 사업 모델이다. 최근 잇따른 부도와 횡령 사태로 논란이 되고 있는 P2P(Peer to Peer·개인 간 거래) 대출 역시 큰 틀에서는 크라우드 펀딩의 여러 기법 중 하나에 해당한다.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은 창업과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활성화하고 혁신성장을 촉진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금융위원회는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일반 투자자의 연간 투자 한도를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기업의 발행 한도를 7억 원에서 최대 20억 원으로 확대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9일 부실 사고가 터진 P2P 대출업체에 대한 전수 조사에 들어가겠다며 관련 시장 옥죄기에 나선 것과는 상반되는 조치다.

투자자들이 먼저 원금 손실 위험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모든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 사이트에서는 투자 시 원금 손실 위험을 단계마다 공지하고 있다.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 중개업체 와디즈 관계자는 “장외에서 이뤄지는 창업·중소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와 같은 것”이라며 “애초에 원금이 보장되지 않는 상품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창업기업 활성화’와 ‘투자자 보호’ 사이에서 금융당국이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강영수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제도가 자리 잡아가는 과도기에 있다고 본다”며 “투자 모집이 무분별하게 이뤄져서도 안 되겠지만 반대로 투자가 절실하게 필요한 창업 초기 사업체를 대상으로 너무 깐깐하게 옥죌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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