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상대 범행…총책 8년형

제주도를 근거지로 활동한 대만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원 수십여 명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법조계에서는 이례적으로 형량이 높은 판결로 평가했다. 재판부는 “엄단을 요구하는 사회적·국제적 요구가 높아져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외국 보이스피싱 조직이 국내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다 일망타진돼 징역형이 선고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는 제주도에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차린 뒤 수십 명의 조직원을 거느리며 중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혐의(범죄단체 조직 등)로 재판에 넘겨진 대만인 총책 B(36) 씨와 한국인 총책 이모(42) 씨에 각각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또 간부급 조직원 5명에게 각 징역 5∼7년, 일반 조직원 51명에게 각 징역 2∼3년형이 선고됐다. 이 중 체류 기간이 짧거나 수사에 협조한 6명은 집행이 유예됐다. 재판부는 “이번 범행은 국경을 넘어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가 간의 공조가 없었다면 해결이 어려웠을 정도로 심각했다”며 “피고인들은 범죄단체의 지휘·통솔체계를 갖추는 등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B 씨와 이 씨에 대해선 “이 사건의 총책으로 보이스피싱 범죄에 경종을 울려야 하고 범행을 부인하는 점 등을 고려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B 씨는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제주도에 콜센터를 차린 뒤 중국인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씨는 이들의 한국 생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조직 운영에 가담해 재판에 넘겨졌다. 대만인 조직원들은 ‘한국에 일자리가 있다’는 제안을 받고 입국했고, 대부분 여권과 휴대전화를 간부급들에게 빼앗긴 채 합숙을 하며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전현진 기자 jjin23@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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