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권 침해 첨단산업 이어
의류·개 사료 등 총망라해 부과
일본 등 동맹국도 공세 가능성
美정·재계 “무모한 결정” 반발
테슬라, 中에 공장 건설 강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0일 2000억 달러(약 223조2000억 원)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절차를 개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번질 태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차 유럽 순방에 나선 직후 이 같은 발표가 나오면서 중국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한국·일본 등 동맹국에도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에 근거해 무차별 공세에 나설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조치는 이번이 3번째다. 1차로 지난 6일 34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관세 25%를 부과하기 시작했고 이달 말에는 16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3차 조치는 오는 8월 30일 이후 시행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겨냥한 목표는 중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첨단제조업 육성프로젝트 ‘중국 제조 2025’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첨단 제조업 분야에서 지식재산권 침해를 일삼고 있으며 정부 주도 정책을 통해 시장 불공정성을 높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측이 우리가 제기한 문제들이 실질적 문제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중국 제조 2025에 대해 논의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미·중 간 극적 타결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이 과거와 같이 맞대응에 나설 경우 미·중이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들면서 미·중 간 ‘치킨 게임’ 양상으로까지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글로벌 경제 전반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중 간 무역 전면전은 수년간 전 세계에 일고 있는 경기 상승을 침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이 중국만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겪고 있는 EU·일본 등 동맹국에도 ‘공정한 무역’을 요구하고 나설 것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럽 순방에 앞서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EU는 우리 농부와 노동자, 기업들이 일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1510억 달러”라며 통상 문제를 집중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상태다.
이 때문에 미국 정·재계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오린 해치(공화·유타)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무모하며, 전략이 부재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대표 전기차업체 테슬라도 트럼프 행정부 견제에도 불구,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당초 예상보다 빨리 연산 50만 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중국 상하이(上海)에 건설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독일 자동차업체 BMW도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향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스파탠버그에 위치한 생산시설을 축소하는 대신 중국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그룹 홀딩스와 손잡고 내년까지 중국 내 생산량을 연산 52만 대로 늘리기로 한 상태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 boyoung22@,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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