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군기무사령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요구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과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 과천시 기무사령부 입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군기무사령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요구 촛불집회 당시 위수령과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것과 관련해 독립수사단을 구성하라고 지시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 과천시 기무사령부 입구. 연합뉴스

- 한민구 前장관측 증언으로 본 ‘문건 작성 과정’

“李의원 ‘위수령폐지’ 자료요청
추미애 ‘군계엄령준비’ 의혹 등
野의원 경고에 문건 작성케돼
국방부 고위정책회의 보고 뒤
‘종결’ 지시에 논의자체 끝나”

李의원 “위수령 폐지만 질의
문건 담긴건 병력 동원 검토
‘답변’ 주장은 앞뒤 안맞아”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측은 국군기무사령부가 ‘위수령·계엄 문건’ 등을 작성하게 된 배경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에 앞서 당시 국회 국방위원회 야당 간사였던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위수령 폐지 관련 자료 요청과 추미애 민주당 대표 등 정치권의 ‘군 계엄령 준비’ 의혹 제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당시 야당 의원 등의 위수령·계엄 관련 질의 요청이나 경고 발언이 없었다면 그 같은 해명 문서 자체를 작성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 전 장관의 참모로 국방부 고위공무원을 지낸 복수의 인사에 따르면 헌재의 박 대통령 파면 결정 1주일 전인 2017년 3월 3일 국방부 고위공무원들이 참여해 매주 금요일 개최하는 공식회의인 고위정책조정회의 때 한 전 장관은 조현천 당시 기무사령관으로부터 문제의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방안’ 문건을 보고받았다. 당시 한 장관은 문건에 소개된 병력 부대 동원 등 내용이 공개될 시 사회적 파장이 예상되고 군이 오해받을 소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 ‘위수령·계엄’ 관련 모든 논의를 종결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한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촛불집회가 ‘탄핵 기각되면 혁명’, 태극기집회가 ‘인용되면 내란’을 주장하고 있었고, 청와대 방어선인 광화문 라인을 후퇴해 내자동까지 시위대 진출이 허용된 상태였다”며 “기무사 문건은 대규모 시위로 청와대 앞 경찰 봉쇄라인이 뚫릴 경우에 대비한 상세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이러한 검토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판단, 한 전 장관이 논의 종결을 지시해 당시 논의 자체가 끝난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한 전 장관 측 관계자는 후속 조치와 관련, 2017년 3월 7일 한 전 장관이 위수령 존치 필요성 및 법령 보완 사항에 대한 심층연구 필요성을 고려해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연구과제를 부여하자는 법무관리관실 건의를 수용했고, 3월 13일 이 의원실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후 KIDA는 위수령 폐지 의견 보고서를 작성했고 올해 국방부의 위수령 폐지 결정으로 이어졌다. 한 전 장관 측은 “이 의원의 요청으로 국방부와 KIDA가 위수령 폐지를 이끌어냈다”며 “그 같은 법률 검토 보고서 작성을 근거로 군인권센터 등이 군 수뇌부의 내란예비음모 주장을 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11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내가 질의한 것은 위수령 폐지에 대한 것이었는데 한 전 장관이 법무관리관에게 따로 작성을 지시한 군 병력 동원에 대한 검토 문건까지 (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이라 주장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설사 그 주장을 용인한다 해도 기무사에 지시를 내려 어느 사단을 어디로 배치할지, 국회에서 위수령 폐지 법안을 내면 대통령이 그 문건을 행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담긴 것이 어떻게 야당 질의에 대한 답변이라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정충신·민병기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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