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인사들 일관된 행보 보여
이해찬 “극우보수, 완전 궤멸을”


‘대한민국의 주류를 바꿔야 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문제의식과 행보는 여권 인사들이 그간 해온 발언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인사들 사이에서 ‘주류 교체’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싹을 틔워 문재인 대통령 때 열매를 맺어야 하는 일종의 과업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4월 대통령 선거 유세 기간에 “우리가 집권하면 극우 보수 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올해 1월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과의 대담 프로그램에서는 “적어도 4~5번은 계속 집권해야 정책이 뿌리내려 정착되는 것이고, 오랜만에 집권했는데 계속 집권해야 한다”며 “20년 이상 민주당 정권을 이어가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문 대통령의 인식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게 민주당 내 친문 인사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단지 정권을 잡아 진보적인 정책을 추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사회·경제 등 전 분야에서 보수 진영이 차지해 온 지위, 권력을 되찾아 와야 한다는 것으로, 이를 위해 연속적인 집권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문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주류 교체론’은 민주당으로 확산하는 기류다. 추미애 당대표는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20년 집권 비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연구원은 ‘대한민국 중심정당의 길’이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5·9 대선은 보수 대 진보의 진영 간 ‘정권 교체’를 넘어 여야 양당 체제가 중심·주변정당 체제로 전환, ‘체제 교체’를 정초하는 중대선거(critical election)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중심정당으로서 민주당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과 4·19 민주이념의 헌법 정신을 구현한 백범, 신익희,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 정통정당”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11일 “최근 민주당 인사들이 국립현충원을 찾으면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와 함께 김영삼 전 대통령 묘소에도 참배한다”며 “1990년 3당 합당 이후 보수가 지배해 온 정치 체제가 종식됐다는 자신감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주류도 민주화 세력이 되찾아 왔다는 선언적 의미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 내 PK 정치인들은 PK가 대구·경북(TK)과 함께 보수 텃밭으로 인식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했고, PK의 주류 교체가 결국 대한민국 전체 주류 교체로 이어지는 중요한 고리 중 하나라고 판단해 왔다.

여권 전반의 주류 교체에 대한 인식은 향후 보다 강도 높은 실천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가능케 한다. 노무현 정부 때 장관을 지낸 유시민 작가는 대선 전 “바뀌는 것이라고는 대통령 하나뿐”이라며 “관료, 재계, 지식인 사회 등 기득권은 바뀐 게 하나도 없다”고 했다. 결국 다 바꿔야 한다는 취지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관련기사

민병기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