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최 직전까지 양측 신경전

송환 일정 등 합의 도출되면
부진한 北核협상 불씨 살아나


북한과 미국은 12일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 송환을 위한 실무회담을 개최한다. 유해 송환 실무회담은 미·북 간 신뢰 구축과 향후 비핵화 협상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지만, 회담 일자와 막판 합의 내용 등을 둘러싸고 회담 당일까지 미·북이 신경전을 벌이면서 진통을 겪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인 유엔군 사령부(유엔사) 관계자와 북한군 관계자들은 이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T3(군사정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만나 유해 송환 방식과 일정 등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12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양측 정상은 “미국과 북한은 신원이 이미 확인된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를 즉각 송환하는 것을 포함해 전쟁포로, 전쟁실종자들의 유해 수습을 약속한다”고 합의했고, 지난 6∼7일 방북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2일쯤 유해 송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미·북 정상회담 공동성명이 발표된 지 1개월 만에 개최되는 이번 회담에서 양측이 유해 송환과 관련한 구체적 합의를 도출할지 주목된다.

이날 오전 11시 현재 JSA 유엔사 경비대 쪽에는 미군 유해를 북한으로부터 넘겨받는 데 쓰일 나무 상자 100여 개가 차량에 실린 채로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차량은 유해 송환 합의가 도출되면 곧바로 북에서 유해를 싣고 내려올 준비를 하고 있다.

이날 실무회담에서 미군 유해 송환 일정 및 방식 등을 둘러싼 합의가 도출되면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 제공 등을 논의할 미·북의 후속 실무그룹 회의를 위한 긍정적 분위기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9일 베트남을 방문해 베트남이 최근 미군 유해 2구를 인도한 일을 거론하고 “북한도 유해 송환을 약속했다”면서 “이 같은 조치는 미국과 북한 간 신뢰와 확신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북한이 유해 송환의 대가로 양측 신뢰 구축을 요구하며 미국의 적대시 정책 대폭 철회나 종전선언 등 단계적 행동 대 행동에 따른 강력한 보상을 요구하면 비핵화 협상 진전이 더 어려워진다. 실제로 이번 실무회담 개최 직전까지 미·북 간 회담 개최에 대한 최종 합의가 지연되면서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연출돼 실제 유해 송환 과정과 이후의 비핵화 협상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박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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