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관찰 등 관리도 중요

솜방망이 처벌이 때마다 반복되는 정신질환자 범죄의 원인 중 하나로 지적된다. 합당한 처벌과 함께 정신질환 범죄자에 대한 철저한 사후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서울서부지법 형사3단독 최지경 판사는 경찰과 시민을 잇달아 때린 이모(67) 씨에게 폭행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징역 4월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이 씨는 2017년 11월에만 4차례에 걸쳐 폭행 등의 난동을 피웠다. 11월 7일엔 서울 중구 후암로의 한 빌딩 주변을 배회하던 중 행인 박모(여·46) 씨에게 달려들어 아무 이유 없이 얼굴을 3차례 때렸다. 23일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이웃 이모(56) 씨가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하자 욕설을 퍼부으며 이 씨 몸에 식용유를 뿌렸다. 28일엔 “정신이상자가 흉기를 들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의 이마를 가격했고, 소란에 항의하는 이웃 이 씨의 멱살을 잡고 주먹을 휘두르는 등 다시 폭행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이웃 이 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은 23일과 28일 사건은 공소기각했고 나머지 사건에 대해서 유죄 판결을 내렸다. 문제는 이 씨의 전과와 처벌 수위였다. 이 씨는 2015년 10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운전자폭행 등) 위반으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12월 폭행 혐의로 또다시 기소돼 징역 2년의 처벌을 받았다. 집행유예가 취소돼 2017년 8월까지 복역했지만, 출소한 지 3개월 만에 비슷한 범죄를 4차례나 저질렀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이 씨가 앓고 있는 정신질환이 범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4월을 선고하는 데 그쳤다. 이 씨에게 내릴 수 있었던 처벌의 양형은 징역 1월부터 1년 사이였다. 한 변호사는 “비슷한 범죄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약한 처벌이라고 여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8일 경북 영양군에선 영양파출소 소속 김선현(51) 경위가 40대 조현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등 정신질환자 범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범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고, 보호 관찰 등의 관리 시스템도 매우 중요하다”며 “사법기관과 의료기관,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3박자가 맞아야 최근 급증하는 정신질환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