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김용범 증권선물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친 후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증선위, 핵심쟁점 재감리 결정
‘고의 공시 위반’만 문제 삼아
“결국 분식회계는 없었다는 뜻”

금감원은 다시 승계구조 감리
무리한 조치 비난 여론 일어
삼성, 증선위 처분 불복 방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분식회계’ 혐의를 심의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사실상 무혐의’ 결론을 내리면서 금융감독원의 무리한 조치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특별감리까지 벌여 증거를 제시했지만, 증선위에서 ‘혐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났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에 대한 재감리 및 삼성물산 감리를 진행해 삼성의 승계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주가급락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투자자들까지 짊어지게 됐다.

13일 금융권과 바이오·회계업계에선 전날 삼성바이오에 대한 증선위 결정에 대해 “사실상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무혐의 판정”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핵심 사안인 회계기준 변경 부분은 근거부족으로 재감리를 결정한 채 삼성바이오가 삼성바이오에피스 합작사인 미국 바이오젠과 콜옵션 계약을 맺은 사실을 고의로 공시하지 않은 부분만을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제재수위가 낮아진 것도 증선위가 문제 삼은 게 참고사항에 해당하는 ‘주석’의 공시누락 부분이기 때문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금감원은 대표이사 해임권고·과징금 60억 원 부과·검찰 고발을 요구했지만 증선위는 담당 임원 해임권고·감사인 지정·검찰고발 조치로 한정했다. 문제 삼은 회계연도가 비상장(2012~2014년)시기였기 때문에 과징금 제재도 불가능하다.

회계업계 한 관계자는 “증선위가 분식회계에 해당하는 부분을 재감리하라고 명령한 것은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이라면서 “결국 분식회계는 없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다만, 공시누락 당시 삼성바이오가 비상장사라 일반투자자가 없었고 그로 인해 시장에 피해를 준 것이 없다는 점에서 검찰고발까지 한 것은 과도한 제재라는 평가도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삼성바이오는 증선위 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2015년 이전의 삼성바이오는 투자자를 찾기 힘들 정도로 영세했기 때문에 콜옵션 행사 가능성은 거의 없었고, 그래서 주석에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는 조만간 행정소송과 함께 행정처분 집행정지신청도 진행할 계획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집행정지신청이 받아들여지는 만큼 증선위의 행정처분은 행정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유예될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에 대한 재감리와 별개로 삼성물산에 대한 특별감리도 진행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감원이 체면 만회를 위해 더 집요하게 감리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특별한 이유도 없이 장기간 조사를 받아야 하는 기업 입장에선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
황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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