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만 前 해군작전사령관

북한 비핵화를 위해 지난 6∼7일 평양에서 열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고위급회담에서 6·25전쟁 ‘종전선언’의 이행 시점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 외무성은 미·북 사이의 신뢰 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이자 전쟁 상태를 종결짓는 역사적 과제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7월 27일)을 계기로 한 종전선언 발표를 요구했다면서 미국이 “이런저런 조건과 구실을 대면서 멀리 뒤로 미루어 놓으려는 입장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미측은 먼저 비핵화 초기 조치를 진행한 뒤 일정 시점에 가서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북한은 우선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다.

종전선언은 남·북·미가 이미 합의한 사안으로, 시기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남북은 4·27 판문점 선언에서 ‘남과 북은 정전협정 체결 65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명기했다. 그리고 6·12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합의문에는 ‘미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에 동참할 것이다’라고 명기했다.

통일부는 지난 4월 19일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그간의 노력’이라는 참고 자료를 통해 ‘종전선언은 전쟁을 종료시켜 상호 적대관계를 해소하고자 하는 교전 당사국 간 공동의 의사 표명이다’라고 정리했다.

북한이 종전선언을 서두는 이유는 무얼까. 이를 통해 얻는 이득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1950년 6월 유엔에서 의결된 ‘북한은 침략국’이란 굴레에서 해방된다. 유엔군사령부가 해체되고, 북한 재도발 시 유엔군(미국 등 전투부대 참전 16개국)의 ‘자동참전 합의’가 폐기된다. 그리고 정전협정 효력 정지로 북한은 한국을 공격하기가 쉬워진다. 또한, 유엔군으로 주둔 중인 주한미군의 주둔 명분이 없어진다. 유엔사가 설정한 해상 북방한계선(NLL)에 대한 재설정을 요구할 수 있다. 이래서 북한은 1974년, 핵무기 보유 이전부터 종전선언(평화협정)을 요구했고, 한·미는 이를 거부해왔다. 종전선언에 대한 사전 대비가 없을 경우 전쟁 가능성은 커진다. 베트남전 종전선언(평화협정)은 전쟁 재발로 이어졌고 남베트남은 멸망했다. 우리에게 주는 큰 교훈이다.

따라서 종전선언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전쟁 최대 피해자이자 당사자로서 종전선언에 앞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식별하고 이를 북한과 협상을 통해 사전에 합의해 둬야 한다. 종전선언 이후 평화협정 체결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도 필수적인 것이다.

우선, 북한의 6·25남침전쟁에 대한 정리가 있어야 한다. 북한은 유엔이 결의한 전쟁 도발자이자 침략자다. 북한은 도발에 대해 사죄하고 전쟁배상금(북한 지역 일부 할양 포함)을 물어야 한다. 우리 법정에서 북한 전범(중국군 포함)에 대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도발 등 정전협정 위반(40여만 건)에 대해 사과·처벌·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다음으로, 북한의 전쟁 도발 의지와 능력을 제거해야 한다. 북한 노동당 규약상 ‘한반도 적화통일’ 조항 폐기, 전쟁 포기, 선군정치 폐기, 4대 군사노선 포기, 생산시설과 과학자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 완전 폐기, 북한군 병력을 국군 2분의 1 수준으로 감축하고, 북한군은 평양∼원산선 이북으로 철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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