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시 軍부대 이동계획 담은
기존의 ‘충정작전’ 설명 수준
비밀등급도 부여 안된 참고용
靑관계자 “지금은 예단 안해
국방부서 자료 오면 실체파악”
국군기무사령부가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업무 수행 방안’ 문건이 계엄령 발동을 위한 군의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었다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전·현직 군 관계자들은 해당 문건의 병력 동원 계획이 이미 폐기된 ‘충정작전’의 군부대 이동 계획을 단순 요약해 첨부한 것을 감안하면 참고 문건에 불과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들도 해당 문건이 공식회의의 논의 결과 작성됐음에도 불구하고 결재란이 없고 비밀등급이 부여되지 않은 것은 기획 문서나 계획 문서가 아니라 참고자료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8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과거 충정작전에 투입되는 이른바 ‘충정부대’에는 수도방위사령부 예하 사단과 특전사 1·3·7·9여단, 수도권의 17·20·26·30사단 등이 포함돼 있었다.
이번에 공개된 기무사 문건에는 특전사 1·3·7·9·11·13여단, 수도권 8·11·20·26·30사단, 수도기계화사단, 2·5기갑여단 등이 계엄임무 수행군으로 편성되는 것으로 돼 있다. 과거 충정작전에 포함됐던 부대의 바뀐 편제를 적용하면 구성이 유사하다는 게 전·현직 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과거 충정작전 수립에 참여했던 예비역 장성은 문건에 나와 있는 군부대에 대해 “충정작전 시 동원 가능한 부대 등을 참조해 단순 언급,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충정작전은 1980년대에 존재했던 것으로 과격 시위 발생 때 군부대를 투입해 진압하는 작전이었으나 1987년 폐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대 이동 계획이 어떤 경위로 작성됐는지는 문건의 성격을 규정지을 수 있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청와대에서도 문건을 심각하게 바라보기 시작한 것이 군부대 투입 계획이 첨부돼 있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6월 28일 국방부로부터 문건을 받았을 때 참고자료 없이 요약본 수준의 자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7월 5일 참고자료까지 포함한 문서 전부가 청와대로 갔는데 구체적인 군부대 이동 계획이 참고자료에 포함된 것을 보고 청와대가 심각성을 인식했다는 것이다. 청와대 내에서도 이때부터 ‘실제 작전이 준비됐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문건에 포함된 군 병력 동원 계획은 당시 군부대의 상황 등에 대한 검토 없이 과거 충정작전의 병력 동원을 거의 그대로 준용했다. 이는 구체적 실행을 염두에 두었다기보다는 참고자료로 만든 것임을 뒷받침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등에 제출하라고 한 자료가 오면 실체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어떤 예단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김병채·정충신 기자 haass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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