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시쇼를 문화현상 만든 전략가
토종브랜드 ‘코스모레이디’ 영입


중국 여성들이 란제리(속옷) 패션에 눈을 뜨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매년 20% 이상 성장하는 가운데 중국 토종 란제리 브랜드 ‘코스모 레이디(都市麗人)’가 세계 최대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전 CEO를 영입해 관심을 끌고 있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코스모 레이디가 16일 빅토리아 시크릿 CEO를 지낸 샤렌 제스터 터니(61)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 해외시장 확장과 인수·합병(M&A) 등을 맡기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터니 영입 소식에 이날 코스모 레이디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한때 12% 급등하기도 했다. 패션 소매 분야에서 40여 년간 종사한 터니는 2006년부터 2016년까지 빅토리아 시크릿 CEO를 지냈다.

그는 CEO 재임 기간 동안 회사 수익을 45억 달러(약 5조1000억 원)에서 70억 달러로 키워냈다. 특히 터니가 CEO 시절 매년 개최한 빅토리아 시크릿 란제리 패션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글로벌 패션시장에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1월에는 아시아에서 최초로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패션쇼가 개최돼 초청장이 온라인에서 수천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코스모 레이디가 터니를 영입한 목적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중국 란제리 시장에서 외국 브랜드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모 레이디는 “터니는 브랜드 이미지 및 상품디자인 개선, 디자이너 채용, 해외 M&A, 전략계획 및 실행 등 업무를 담당하면서 회사에 조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SCMP는 패션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중국 기업 문화 및 업무환경이 독특해 터니가 이런 환경에 얼마나 적응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중국의 여성 내의 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0억 달러에 달했으며 오는 2020년에는 33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란제리 시장은 향후 5년 내 180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코스모 레이디는 2015년 오디펜을 인수해 중국 전역에 9000개가 넘는 매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수익은 6억7000만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빅토리아 시크릿을 비롯해 독일 트럼프, 이탈리아 라펠라 등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해외 브랜드가 갈수록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어 코스모 레이디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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