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휴하면 중개수수료 내야
주문때 심부름시키는 고객도
최저임금 인상 겹쳐 雪上加霜
일부선 공개적으로 ‘보이콧’


“최저임금 인상이요? 그뿐만이 아닙니다. 제도적 문제에다 이런저런 영업 환경의 변화 등 모든 상황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외식업 자영업자들이 ‘3중고’ 속에 낭떠러지로 내몰리고 있다. 대다수는 가게 운영을 어렵게 하는 원인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급격한 임차료 인상’과 함께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서비스 문제’를 꼽았다. 배달 앱과 제휴를 맺음으로써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중개 수수료와 광고비는 물론 최근에는 이용 후기와 평가 점수를 미끼로 각종 서비스를 내놓으라고 협박하는 일부 소비자들 때문에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자영업자들은 배달 앱 서비스를 통해 상식 밖의 ‘진상 고객’이 갑질을 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마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정모(55) 씨는 18일 “배달 주문 요청사항에 심부름이랍시고 ‘올 때 1.5ℓ짜리 생수 한 통을 사오라’고 써놓는 사람까지 있다”며 “한두 번이 아니다. 직접 전화로 주문할 때도 과연 이렇게 황당한 요구를 할 수 있겠냐”고 울분을 토했다.

한 음식점 사장은 “‘햇반 3개를 갖다 달라’는 등 상식 밖 요청이 앱을 통해 일상다반사로 들어온다”며 “앱을 통한 주문은 대부분 선결제가 이뤄져 거부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주문을 거부했을 경우 이용 후기와 평가 점수를 통해 후폭풍을 맞을까 두렵기도 하다. 익명을 요청한 한 자영업자는 “‘첫 주문인데 지켜보겠다, 제대로 갖다 주지 않으면 별점을 낮게 주겠다’고 협박해 무리한 요구를 울며 겨자먹기로 들어주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현실적으로 배달 앱 서비스와 제휴하지 않고서는 영업을 하기 어렵다. 지난 4일 통계청이 공개한 온라인쇼핑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 서비스 분야의 5월 온라인 거래액은 3949억 원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무려 70.2%가 증가했다. 서대문구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홍모(48) 씨는 “이제는 배달 앱에 가맹하지 않으면 소비자들에게 가게를 홍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급기야 배달 앱을 공개적으로 ‘보이콧’하는 곳까지 등장했다. 전북 전주시의 한 치킨집은 최근 전단지를 통해 “배달 앱 주문으로 가맹점은 일방적인 강제 할인을 강요당하고 있다”며 “배달 앱을 통해 주문하면 가장 나중에 배달할 것이며 기본 음료도 제공하지 않을 계획이니 매장으로 직접 전화 주문을 해달라”고 해 논란이 됐다. 한 점주는 “‘배달 앱을 통해 광고는 다 해놓고, 막상 광고비는 내기 싫은 것이냐’고 비판을 한다면 할 말은 없다”면서도 “배달 앱을 안 쓰자니 가게 문을 닫을 판이고, 쓰자니 팔아도 남는 것이 없는 ‘막다른 길’에 놓인 상태”라고 호소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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