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실한 성장세를 언급하던 문재인 정부 경제팀이 18일 성장·고용 목표치를 낮춘 ‘하반기 이후 경제여건 및 정책 방향’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까지 나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했던 억지가 민망하다. 정부는 올해 성장률을 3.0%에서 2.9%로 하향 조정함으로써, 2년 연속 3%대 성장 기대를 접었다. 반도체를 빼면 수익을 내는 산업을 찾기 어려운 마당에 투자·소비는 부진하고, 유일한 버팀목 수출마저 보호무역주의 여파로 주저앉고 있다.
이런 수치보다도 성장동력이 실종되면서 경제 앞날이 캄캄한 분위기가 더 문제다. 특히 눈여겨볼 대목이 취업자 증가 폭이다. 지난해 32만 명에 이어 올 1월 33만4000명을 기록하더니 2∼6월 10만 명 안팎을 맴도는 고용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6월엔 양질의 일자리 보고인 제조업에서 12만 개, 최저임금 영향권에 든 도소매·음식숙박업에서 3만 개 이상이 각각 사라졌다. 정부는 급기야 32만 명으로 잡았던 연초 목표를 절반에 가까운 18만 개로 끌어내렸다.
문 정부는 출범과 동시에 일자리위원회를 발족하고 일자리상황판을 설치하는 등 ‘일자리’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았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 11조 원과 올해 청년 일자리 추경·일자리안정자금 등 17조 원 이상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일자리 성적표는 되레 악화일로다. 이유는 자명하다. 일자리는 민간 기업이 만든다는 기본을 무시하고 거꾸로 갔기 때문이다. 정부가 세금을 투입해 만든 공공일자리를 뺀 민간 취업자 수는 3개월째 감소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밑바닥 일자리마저 빼앗아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향후 2년 간 33만 개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봤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가계소득을 늘려 내수를 살리면 일자리가 증가할 거라는 소득주도 성장은 오류임이 확인됐다. 그러나 경제팀은 이날 기초연금 30만 원 조기 인상, 내년 고령자 일자리 60만 개 제공, 일자리안정자금 3조 원 추가 편성, 소상공인 저리 대출 1조 원 등 세금을 동원한 저소득층 지원책을 아낌없이 쏟아내며 소득주도 성장을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성장엔진이 빠진 정책 기조(基調)로는 정부가 낮춰 잡은 목표마저 달성하기 어렵다. 기업을 ‘착취의 주체’로 보는 인식도 문제다. 기업을 ‘경제 기관차’로 보고 성장·일자리 창출 구조를 정부 아닌 민간 중심으로 대전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