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스, 가장 자유로운 결혼 / 이승연 지음 / 스리체어스

프랑스어로 시민연대계약을 의미하는 PACS(Pacte civil de solidarite)는 이성, 혹은 동성 커플이 계약을 통해 배우자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대안적인 결혼 제도다. 프랑스에서 팍스 커플은 결혼한 부부와 동등한 수준의 사회보장제도와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오늘날 프랑스 사회에서 동거나 팍스 커플은 결혼으로 가는 예비 단계가 아니라 새로운 가족의 형태다. 프랑스 통계청은 단순 동거 커플과 팍스 커플, 결혼한 부부를 분리해서 조사한다.

책은 프랑스에서 팍스를 맺고 파트너와 살고 있는 저자의 경험담을 담고 있다.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내고,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저자는 프랑스에서 온전한 삶을 살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한국은 동거를 터부시하고 결혼을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남들이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결혼식을 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는다. 그러나 가사 노동과 육아, 경력 단절의 부담은 여성들이 비혼(非婚)을 택하는 이유가 되고, 맞벌이 부부는 아이 낳기를 포기한다. 저자는 “다양한 개인이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하는 문화도 만들어진다”고 주장한다. 116쪽, 1만2000원.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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