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휴수당포함땐 내년 1만20원
경제체질상 급격인상 감당못해
비숙련 노동자위한 최저임금이
실업 등 혹독한 형벌로 변질돼
재정으로 인상충격 완화 발상
시장경제시스템에 반하는 것
親노동계로 기울어진 최임위
학계·소상공인 同數구성 필요
현금 대신 현물 급여 허용부터
업종·규모·노동강도별 차등화
적용사업장범위·시기조정까지
‘최저임금의 모든 것’고민해야
한국경제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 지표경기는 양호하다던 문재인 정부가 올해 3% 성장을 포기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목표치인 3%에서 2.9%로 내렸다. 대내외 불안, 위험요인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최대 역점을 둬온 일자리 창출이 아무 효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당근로시간 단축 등을 통한 이른바 소득주도성장의 효용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밖으로는 미·중 간 무역 갈등과 유가 급등이 심상치 않다. 수출주도형 국가인데도 반도체를 뺀 수출은 정체되고 투자는 뒷걸음질 치는 형국이다. 내우외환(內憂外患), 누란지위(累卵之危)라고 밖에 표현할 길이 없다. 기업들도 표면적으로는 목소리를 내지 못하지만 서슬 퍼런 규제만 도사린 퇴행적인 경영 환경에 당혹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국내 경영학계의 원로이자 대한민국 학술진흥의 본산인 대한민국학술원을 이끄는 김동기(84) 회장에게 긴급 심층 인터뷰를 요청한 것은 시계(視界) 제로인 한국경제의 정확한 진단과 해법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갈증’ 때문이었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학술원 회장 집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기업이 처한 당면 현안과 정책적 문제점, 주요 2개국(G2) 무역전쟁과 한국 수출에 미치는 영향, 고령화 및 저출산에 따른 한국사회의 중장기적인 매머드급 파급에 대해 조목조목 문제점을 짚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경제 현실로 볼 때 감당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비숙련 단순 육체노동자’들을 위한다는 최저임금 인상이 실제로는 이들에게 가장 ‘혹독한 형벌’이 되고 있다”고 일갈했다. 소득주도형 성장에 대해서는 취지는 좋지만 부작용,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 제도 개선을 포함한 매우 세부적인 개선 대책을 내놓았다. 정부의 ‘메스’를 두려워해 규제 완화 등을 감히 언급하지 못하고 자신에게만 털어놓은, 기업인과 기업현장의 애로까지 총합한 결과라고 했다.
―최저임금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단숨에 29.1% 상승했다. 반발과 혼란이 심하다.
“주 15시간 이상 근무 시 지급해야 하는 하루 치 임금인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제 지급되는 최저임금은 1만20원이다. 정부가 목표로 하는 2020년 1만 원 선을 실질적으로 2년 앞당긴 셈이 됐다. 임금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52시간 근로시간 단축 등의 목적은 저임금 비정규직 근로자의 소득을 늘리려는 데 있다. 그 목적 자체는 잘못되지 않았다. 하지만, 오히려 근로자 소득을 감소시키거나 실업자로 만든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 정책은 노동생산성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생산성 제고가 임금인상 수준과 비슷하지 않은, 시간당 최저임금만 더 높게 올리는 것은 합리적 해결방안이 아니다. 더구나 경제성장률이 2%대로 떨어지고 고용지표도 악화하고 있지 않나. 한국경제 현실을 고려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규모의 인상 폭이다.”
―정부는 또 재정, 세금을 통한 땜질식 보완 방침을 내놓았다.
“최저임금 인상분의 절반이 넘는 9.0%만큼 정부재정자금으로 충당하겠다는 발상은 시장경제시스템에 반한다.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어야 한다. 임금도 정부 보조금이 아니라 기업의 돈으로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닌가. 중소·영세기업의 고용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임금을 정부가 강요하고, 세금으로 걷은 재정자금을 한시적으로 동원해 기업 손실을 보상해 주는 것은 시장경제원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다.”
―중소·영세업체는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며 성토하고 있다.
“내년은 차치하고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462만 명, 이 가운데 84.5%가 30명 미만의 근로자를 둔 중소·영세업체 소속인데 이들 업체가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15조2000억 원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경제 교과서의 하나인 ‘경제학원론’을 집필한 그레고리 맨큐 미 하버드대 교수의 분석을 반추할 필요가 있다. 그는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미숙련 육체노동자의 실업이 증가하고 노동자뿐 아니라 영세자영업자도 미숙련 노동자 이상으로 경제적 고통이 가중된다고 했다. 노동비용 상승으로 생산품 또는 판매상품의 가격 인상, 감원 또는 해고에 따른 ‘가족경영’으로의 전환을 초래하는 노동인력 감축 현상도 지적했다. 우리 현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 단순히 시간당 최저임금만 올린다고 소득 불평등, 양극화가 해소되고 근로자의 삶의 질이 개선되는 건 아니다. 임시·일용직 중심으로 비자발적 이직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
―최저임금의 부작용은 어떻게 최소화해야 하나.
“2019년 최저임금 결정은 사용자 위원 측 의견이 완전히 배제된 채 이뤄진 일방적 결정이었다. 우선은 최저임금 적정 인상액과 인상 시기에 대한 공정한 사회적 평가와 결정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고 본다. 둘째는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을 놓고 말이 많은데 친(親)노동계 인사를 다수로 하지 말고 학계 대표, 소상공인 대표, 언론계 대표 등을 친노동계 인사들과 동수(同數)로 구성해야 한다. 또 산업별, 업종별, 규모별, 노동 강도별로 현금 대신 현물급여로 지급하는 방식과 지역별로 실시 시기와 실시방법, 저임금의 인상 폭 조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100명, 200명 이상 고용하는 사업장에 한해 적용하도록 적용 범위도 조정해야 한다. 특히 최저임금을 법으로 정하지 말고 권장사항으로 하되 처벌 대신 최저임금 인상을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제상 혜택을 주는 장려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국내외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연기하거나 중지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김 회장은 9인 이하를 고용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인상이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당 노동시간 단축을 연기하거나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했다.)
―최저임금을 포함한 소득주도형 성장의 개선책은.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정부가 일자리에 마중물을 투입한다며 공공부문 고용을 강조했는데 풀기 어렵다. 결국은 기업, 민간 부문의 고용증대 외엔 길이 없다. 민간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억압하는 지나친 규제, 법인세 인상 같은 증세를 과감히 풀고 기업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규제나 간섭을 최소화하는 한편, 법인세 인하 등 기업 활성화 방안을 제공해야 한다. 국내 제조업에 투자하는 외국기업에 대해서는 3, 4년간 법인세 면제, 또는 저율의 법인세 부과 등의 혜택을 줘야 한다. 기업들이 신바람이 나서 사업을 펴도록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그럴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는 게 문제인 듯싶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족지배를 없앤다는 명분으로 기존 기업지배 구조를 와해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가족지배 구조가 와해되면 대개의 경우 외국투기자본, 다국적기업에 기업을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하기 쉽다. 나무만 보고 숲, 산 전체는 간과한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공정위의 재벌기업 지배구조 개선 강요는 이쯤에서 멈추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삼성, 현대자동차 같은 세계적 기업을 국민과 세계 각국의 수요자들이 키워줬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창업정책도 생계형에서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혁신창조형으로 전환해야 한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취업률과 소득을 늘리려면 결국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부터 없애야 한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강요하거나 중소기업의 활성화를 어렵게 하는 정책, 대기업의 업종조정 강요 등의 강압적 정책은 국내 시장이 완전히 개방된 상황에서 한국시장에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외국기업만 득을 보게 하는, 그런 우를 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김 회장은 이를 언급하면서 친기업 정책의 구사에 방점을 찍었다. 뒤늦게 문제가 생기고 나서야 기업, 재계와 소통하겠다거나 마지못해 나서 결국 허언(虛言)에 그치는 정책은 곤란하다는 의미로도 들렸다. 일반 국민, 청년, 학생, 정치인, 공무원들이 시장경제의 주역은 민간기업임을 인식하게끔 기업가를 존경케 하고 기업의 성장잠재력을 북돋우는 정책을 강조했다.
그는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을 세계 12위의 경제선진국으로 탈바꿈시킨 주체는 기업이고 대표적 기업인이 바로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라며 “경제를 이끄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한 이분들의 공로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기업인이 개척자 정신, 기업가 마인드를 갖추고 자기 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경제체제 확립, 자유로운 시장진입과 경쟁체제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사회, 정보통신사회는 곧 ‘기업천하지대본(企業天下之大本)’이어야 한다고 정의했다. 경제 현안의 화두를 글로벌 문제로 돌렸다.
―G2 무역갈등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심화가 우리 수출을 옥죌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대외무역의존도가 68%로 세계 7대 교역국이다. 수출이 나라 경제를 지탱하기 때문에 수출경쟁력 없이는 생존이 위협받는다. 이미 막을 올린 미·중 무역전쟁은 당면 과제다. 지난해 한국의 총수출액 5731억 달러 중 대중 수출액이 24.8%인 1421억 달러였는데 이 가운데 78.9%가 완제품이 아닌 중간재였다. 중국의 대미(對美) 완제품 수출이 급감하면 한국 중간재의 대중국 수출 업체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중간재 일색인 대중 수출 전략을 고부가가치 완제품 수출로 전환해야 한다. 휴대전화, TV, 디스플레이 패널 등의 경우 중국, 한국의 대미 수출품목이 겹치는 만큼 한국산 제품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다변화다. 정부나 수출기업 모두 중국과 미국으로 쏠려 있는 수출국 구조를 바꿔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 유럽연합(EU)의 보호무역조치에 따른 수출 증감에 곧 한국경제의 사활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상반기 수출이 반도체를 빼면 전년동기대비 0.0%, 즉 정체다.
“그나마 반도체에 편중된 수출증가로 무역흑자를 거뒀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취약한지 단적으로 알 수 있지 않나. 중국산 반도체는 파죽지세로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산 반도체 수출 호조의 기세가 꺾이면 수출증가세에 곧바로 제동이 걸리게 된다.”
―새로운 수출 전략, 돌파구는 어떻게 마련해야 하나.
“중국은 과잉 설비투자, 거액 채무증대, 수출감소 및 경제성장 둔화, 위안화의 지속적인 평가절하, GDP 대비 재정 적자규모 확대, 금융기관 이자율 인하 등이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중국에 경제위기가 왔을 때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현재 중국에 쏠려 있는 수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시장을 다변화해야 하는데 대체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를 눈여겨봐야 한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는 제조업 육성정책인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외국인의 제조업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고 있고 정보기술(IT)이 뛰어난 데다, 양질의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7.7%에 달했고, 중산층만 해도 13억 인구 중에 3억 명이다. 지난해 인도정부는 과감하게 세제개편을 단행해 주(州)마다 다른 세율로 징수했던 상품과 서비스 관련 세율을 하나로 통일했고 각 주의 경계를 지날 때 걷던 통행세도 없앴다. 최대 49%까지 제한했던 외국인에 의한 소매유통업 지분투자 제한 규제도 철폐했다. 모든 면에서 외국기업에는 큰 매력일 수밖에 없다. 이런 점 때문에 ‘기업 하기 좋은 나라’로 조명을 받고 있다. 우리가 오히려 배우고 실행해야 할 점을 선제적으로 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두 나라 간 연간 교역액을 현재 20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로 끌어올리도록 합의한 것은 잘 됐다고 본다.”
―인도의 잠재력, 거대인구를 보니 자연스럽게 우리의 저출산·고령화 현실이 떠오른다.
“한국 국력이 쇠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우려스럽고 심각한 문제다.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는데 65세 이상인 우리나라 인구가 2015년에 703만 명에서 2030년엔 1258만 명, 2070년엔 1667만 명에 달할 거라고 한다. 미국 통계국은 ‘고령화 세계’ 보고서를 통해 2050년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35.9%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의 후생복지를 맡을 청장년과 정부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 저출산으로 어린이, 젊은 인구 감소 속도 역시 빠르다. 2020년 출생아 수가 2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지는 저출산율에 의한 인구감소로 한국이라는 나라가 소멸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이대로 세계 최저의 출산율을 유지하면 2750년에는 한국 인구가 멸종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데이비드 콜먼 교수는 22세기에 들어서면 지구에서 제일 먼저 소멸할 국가로 한국을 지목했다. 우울한 지표다.”
김 회장은 저출산·고령화에 현명하게 대응할 ‘방책(方策)’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의 경우 혼령기 남녀가 결혼했을 때 거주할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으로 분양하고 분양가를 장기할부로 갚도록 해 주거문제를 해결해 줘야 한다”며 “결혼 초기 맞벌이에 따른 아기양육문제는 직장 탁아소 확대 설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아기를 2명 이상 낳는 주부에게는 중앙과 지방자치단체가 특별양육비를 보조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두뇌 이민’(Brain immigrants)도 적극적인 검토 대상에 넣었다. 외국으로부터 투자이민과 함께 전문가를 우대이민(Priority immigrants)으로 받아들이는 정책이다.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인공지능(AI) 전문가, 사물인터넷(IoT)·로봇·빅데이터 전문가 등이 그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를 위해서는 재취업, 재혼, 후생, 복지 등에 대한 정책과 예산편성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방점을 찍었다.
―오는 8월 15일이 정부수립 70주년이다.
“정부가 독립 또는 건국기념일 축하 행사는 일절 하지 않고 상하이(上海)임시정부 수립을 독립 또는 건국기념일로 정해 건국 100주년 기념행사를 북한과 공동으로 준비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선포일을 건국기념일, 독립기념일로 정해 매년 대대적인 축하행사를 해왔는데 상하이임시정부 수립일을 북한 정부의 독립이나 건국기념일로 선뜻 받아들일까 의문이다. 독립국가는 일정 면적의 국토, 일정 수의 인구, 정부 정치체제와 정치이념, 국내 치안 담당 경찰력, 국방을 책임지는 군사력을 갖춰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성립요건을 갖춘다. 상하이임시정부는 정부 요직인사, 사무실만 있었다. 독립 지향 정신과 사상은 계승하더라도 대한민국 독립, 건국기념일은 될 수 없는 이유다. 당연히 1948년 8월 15일에 건국했으니 이를 독립·기념일로 정해 거국적인 축하행사를 해야 마땅하다고 본다.”
그는 대한민국의 정체성 확립 문제를 굉장히 깊이 있게 고민하고 접근해야 할 사안으로 규정했다.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으면 국가 존립 자체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 헌법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정치이념과 경제체제로 정했는데 이러한 국가 정체성을 함부로 바꾸거나 없애면 존립이 흔들린다고 강조했다. 단기간에 폐허를 딛고 경제 선진국 반열에 오르게 된 동력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북한에는 왜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세계적 기업이 나올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우리 국민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이상하게 대안도 없이 시장경제체제, 자유민주주의에 반대하는 풍조가 일어나고 있는데 모두 대오각성하지 않으면 힘든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8·15 광복, 정부 수립, 6·25전쟁, 한강의 기적 등 한국 현대사의 사회·경제적인 변화, 격동의 현장을 모두 지켜봤던 노학자의 울림이 크게 다가왔다.
인터뷰·정리= 이민종 부장 (사회부) horizon@munhwa.com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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