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의 설조 스님이 총무원장 퇴진과 적폐청산을 요구하며 31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조계종 설정(사진) 총무원장이 20일 “백의종군하며 종단 혁신에 매진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던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해 경각을 다투는 위기가 이어졌다. 이날 오후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설정 총무원장과 설조 스님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전할 예정이어서 조계종 분규가 중대 고비를 맞고 있다.
설정 총무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예정된 기자회견을 9시 20분쯤 취소했다. 앞서 조계종 기획실장인 일감 스님은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설조 스님이 단식을 풀도록, 설정 총무원장이 백의종군의 정신으로 종단혁신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힐 예정”이라고 전했다. 일감 스님은 “조계종적폐청산시민연대 구성원을 포함하는 대책기구를 만든 뒤, 설정 스님은 재신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을 앞두고 종단 계파 간 의견이 엇갈려 취소됐다.
이에 대해 시민연대의 김영국 상임대표는 “스님의 생사가 걸린 만큼 기자회견에 기대를 걸었으나 무산됐다”고 말했다. 설조 스님이 지난 13일 문 대통령에게 조계종단 비리 의혹에 관심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낸 데 대해 이날 오후 시민사회수석이 대통령의 입장을 구두로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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