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들 러와 대치 원해”
러시아와 관계개선 소신 유지
범죄혐의자 맞조사 없던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올가을 초청해 다시 미·러 정상회담을 갖겠다고 선언해 워싱턴 정계가 요동치고 있다. 실제 회담이 확정되려면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러 정상회담 이후 ‘저자세 외교’ ‘반역적 행동’이라는 국내 주류 언론의 비판을 가짜뉴스로 몰아붙이면서 정면돌파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은 ‘가짜뉴스 파문’을 제외하면 큰 성공을 거뒀다”며 “테러, 이스라엘, 핵확산, 사이버공격, 무역, 우크라이나, 중동 평화, 북한 문제 등 논의됐던 많은 내용 중 일부를 시행할 수 있도록 두 번째 회담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쉬운 문제도 있고 어려운 문제도 있지만 답은 많고 모두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푸틴 대통령을 가을에 워싱턴DC로 초청하라고 지시했으며 이미 양측 간에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핀란드 헬싱키에서 16일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2016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국가정보국(DNI) 등 정보당국의 결론보다 “개입 사실은 없었다”는 푸틴 대통령의 발언을 옹호해 거센 역풍에 휘말렸다.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은 실언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자신을 비판한 주류 언론을 ‘가짜뉴스’라고 비판하며 정상회담의 성과를 모두 무시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러시아의 여성 스파이 마리아 부티나가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후원조직인 미국총기협회(NRA) 등을 상대로 정보를 수집해오다 체포되면서 미국 내 반러 감정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핵무기 대량 보유국인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은 미국의 이익에 중요하다는 정치적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과거 냉전시대의 적국이었을 뿐 지금은 다른 잣대와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들은 러시아와 중대한 대치, 심지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치 상황을 보길 너무나 간절히 원하고 있다”며 “무모하게 밀어붙이는 그들은 내가 푸틴과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이라는 사실을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콜로라도 주 애스펀에서 열린 안보 포럼에 참석했던 댄 코츠 국가정보국장은 “다시 한번 말해보라,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느냐”고 반문하면서도 “상황이 특별하게 될 것 같다. 우리는 정보국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충실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의 범죄혐의자 ‘맞조사’ 제안은 사흘 만에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샌더스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진정성 있는 제안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2016년 미국 민주당 해킹사건, 즉 미 대선에 개입한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러시아군 총정찰국(GRU) 요원 12명에 대한 미 법무부의 수사에 응할 테니, 마이클 맥폴 전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 등 러시아가 사기 혐의를 주장하는 미국인 2명을 직접 조사하게 해달라고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믿기지 않는 제안”이라며 반색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이 반대하고 나서며 입장을 바꿨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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