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통령
마크롱 대통령
와힛 전 대통령
와힛 전 대통령
영국 채널4 보도

공개·비밀리에 특정후보 지지
러, 마크롱 당선때도 해킹정황


미·러 정상회담 후폭풍으로 미국 안팎에서 2016년 대통령선거 당시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사실 러시아뿐 아니라 미국도 다른 국가에 대한 선거 개입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다.

20일 영국 채널4 등에 따르면 도브 레빈 카네기멜런대 정치전략연구소 교수가 1946년부터 2000년까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진행된 미국, 러시아의 해외 선거 개입 사례를 계산한 결과 117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9차례당 한 번꼴로 선거 개입이 이뤄진 셈이며 70%에 달하는 대부분 사례는 미국에 의해 이뤄진 선거 개입으로 나타났다. 레빈 교수는 “60개 국가에서 선거 개입 사례가 발견됐다”며 “아이슬란드나 그라나다 등 작은 국가들뿐 아니라 구 서독이나 인도, 브라질 등 강대국까지 다양한 규모와 인구를 가진 국가에서 선거 개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미국 등의 선거 개입이 과거 사례만 있는 것도 아니다. 1990년과 2000년 사이에만 21건의 선거 개입 사례가 발견됐고 이 가운데 18건이 미국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개입 사례는 매우 다양하다. 일부 사례는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고 다른 후보를 약화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3분의 2 정도의 선거 개입 사례가 비밀리에 이뤄졌다. 레빈 교수는 “미국의 선거 개입이 얼마나 흔한가에 놀랐다”며 “선거 개입은 지지층의 투표율을 평균 3%가량 높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많은 경우 선거 승자를 결정짓기에 충분했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받는 러시아는 지난해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이 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당선 과정에서도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종료를 앞두고 해킹된 것으로 추정되는 마크롱 후보 측 이메일, 회계정보 등이 담긴 자료가 SNS를 통해 확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군 총정찰국(GRU)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해커 단체 APT28이 유력 용의자라고 보도했다. 앞서 레빈 교수 연구에서도 러시아는 프랑스, 이탈리아, 덴마크, 일본, 인도, 파키스탄, 칠레, 코스타리카, 베네수엘라 등의 선거에 개입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거 개입은 미국, 러시아 등 국가 단위에서만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2016년 미국 대선에서 수천만 명의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를 도널드 트럼프 후보 캠프에 넘긴 혐의를 받는 영국 데이터분석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는 1999년 인도네시아 대선에서 압두라만 와힛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데 일조하는 등 1990년대부터 2013년까지 32개국에서 100여 차례에 걸쳐 각종 선거에 뛰어들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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