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어떤 제안도 없었다
무슨 의도인지 파악 중이다”

바른미래 “자리 한두 개 주며
협치 포장하려는 의도 안돼”

전문가들 “협치 내각 카드로
‘한국당 패싱’에 나설 우려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권은 24일 청와대가 전날(23일) 야당을 포함하는 ‘협치 내각’ 구상을 밝힌 데 대해 한목소리로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선 청와대가 ‘협치 내각’을 고리로 ‘야권 갈라치기’를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청와대의 구상이 실현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김성태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협치 내각’을 구성하려면 제1야당인 한국당을 상대로 진정성 있는 제안과 설명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전혀 없었다”며 “무슨 의도를 갖고 이를 추진하는 것인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5당 원내대표 방미 기간 중 협치 내각을 제안했다’는 보도와 관련, “방미 기간 중 홍 원내대표에게 어떤 제안도 받은 바 없다. 민주평화당, 정의당하고만 한다면 그게 ‘협치 내각’이냐”며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권한대행은 ‘청와대가 성의 있는 제안을 하면 협치 내각 구성에 응할 의향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대립·반목과 보복 정치를 청산하고 진짜 제대로 된 협치를 통해 대한민국 미래를 새롭게 만들자는, 그런 반성과 진정성 있는 다짐이 있다면 분명 우리당 차원에서도 ‘협치 내각’에 대한 검토가 가능하지만, 지금은 전혀 그럴 단계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한 것 같다”면서도 “한편으론 다행이지만 현재로선 그 진정성에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장관 자리 한두 개 내주면서 협치로 포장하려는 의도라면 안 된다”며 “야당을 진정한 국정 파트너라고 생각한다면 ‘협치 내각’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협치의 내용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신뢰부터 쌓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정치 전문가들은 청와대가 ‘협치 내각’ 카드를 통해 이른바 ‘한국당 패싱’에 나설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정부·여당과 제1야당인 한국당 간 ‘협치 내각’ 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는 지지율 하락을 막고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야당과의 협치가 무엇보다 절실한데, 지금 한국당 입장에서는 정부·여당과 손을 잡으면 야당 본연의 견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이미 ‘협치 내각’에 대한 운을 띄운 만큼 한국당보다는 바른미래당 혹은 평화당 등과 공동 내각을 구성해 향후 국정을 끌고 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 간 청와대 회동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한국당까지 포괄하는 ‘협치 내각’이 구성될 가능성을 아예 닫아놓을 수는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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