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료와 인건비,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대로변에 폐업한 점포가 세입자를 찾지 못해 텅 비어 있다.
임대료와 인건비,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영세 자영업자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종로2가 대로변에 폐업한 점포가 세입자를 찾지 못해 텅 비어 있다.
- ‘주휴수당’ 놓고 엇갈린 고용부-법원…기업들은 ‘혼란 가중’

내년 최저임금 시간당 8350원
주휴수당 포함땐 1만20원 나와

고용부 “주휴수당은 기본 의무
상응하는 시간 합산해 계산을”

법조계“실제 일 안했으니 제외
통상시급 산출할 때와는 달라”


1953년 근로기준법에서 처음 규정돼 65년 동안 한 번도 시비가 없었던 ‘주휴수당(週休手當)’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최저임금이 높아지면서 주휴수당을 주는 것마저도 사용자에게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8350원이다. 하지만 경영계는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1만20원으로 계산돼 ‘사실상 1만 원’이라는 주장을 편다. 문제는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법원의 해석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이다. 기업 현장에서는 그만큼 혼선이 더 가중되고 있다. 고용부는 행정해석을 통해 ‘소정(所定)근로시간’(임금의 지급 대상인 시간)에 주휴수당을 제공한 것과 상응하는 시간을 합산해 계산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법원은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을 제공한 것과 상응하는 시간은 실제로 근로한 시간이 아니므로 제외하라”고 판결하고 있다.

24일 산업계에 따르면 소정근로시간이 널뛰기하다 보니 최저임금 계산법도 기업현장마다 제각각이다. 국내 대표적 고임금 사업장으로 알려진 대기업 A사 생산직 초임자들은 시급이 시간당 최저임금을 밑돌아 ‘최저임금 보정(補正)수당’을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정’이라는 의미는 말 그대로 부족한 것을 보태서 채운다는 의미다. 이 회사 노사가 주휴수당을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치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고용부 해석과 지침에 따르면 1주 40시간제를 실시하는 사업장에서 당초 근로 제공의무가 없는 토요일의 8시간을 유급 처리하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월 243시간으로 적용하기 때문이다. 분모가 되는 소정근로시간이 243시간으로 통상의 209시간보다 월등히 높아지면서 그만큼 시급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소정근로시간을 209시간으로 계산하면 A사 생산직 초임자들은 최저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일하는 시간은 똑같은데 계산법에 따라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비율(최저임금영향률)도 크게 차이가 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조사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에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501만 명으로 최저임금 영향률은 25%지만 주휴수당을 포함할 경우 영향률은 4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고용부와 노동계 및 학계 일부는 “주휴수당은 최저임금 결정과 관련이 없고, 기본적으로 정해진 의무”라는 주장을 편다. 그 논거로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이, 최저임금은 최저임금법이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주장한다. 반면 경영계와 법조계는 주휴수당이 ‘세계적으로 드문’ 데다 소정근로시간에 주휴수당을 제공한 것과 상응하는 시간은 실제로 근로한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인노무사도 법원의 판단이 옳다고 주장했다. 그는 “주휴수당은 통상시급 계산에는 들어가도 최저임금 시급 계산 때는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주의 통상임금 산정기준 시간은 ‘1주의 소정근로시간과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을 합산한 시간’으로 규정돼 있다”면서 “그런데 최저임금법시행령 제5조 1항 3호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위해 임금을 환산할 때는 월 단위로 정해진 임금을 1개월의 소정근로시간으로 나누게 돼 있다. 결국 주휴수당을 받는 주당 8시간은 ‘소정근로시간 외에 유급으로 처리되는 시간’에 해당하므로, 통상시급을 산출할 때는 반영되지만, 최저임금 시급을 계산할 때는 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지만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일된 법체계를 만들지 않으면 법원 판례와 행정부 지침의 갈등이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행정부와 사법부의 기준이 통일돼야 현재의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주휴수당 = 근로기준법 55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하루 8시간씩 주 5일을 일하고 주말 이틀을 쉬어도 이 중 하루는 근무한 것으로 간주해 매주 일당(내년 최저임금 기준 6만6800원)을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일주일에 15시간 이상을 일하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

주휴수당은 1953년 근로기준법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보장했다. 당시 국회는 주휴수당을 보장한 일본의 노동기준법을 거의 그대로 베껴 근로기준법을 제정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제도를 왜 도입했는지는 관련 자료나 증언이 없어 고용노동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만 과거에는 근로자의 임금이 낮아 임금을 조금이나마 높여주고자 주휴수당을 도입했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주휴수당을 도입한 나라는 일본, 대만, 한국, 터키 등에 불과한데 모두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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