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백신검정과 소속의 한 연구원이 국가출하승인 작업을 위해 백신 검체를 점검하고 있다. 국가출하승인이란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를 거쳐 허가받은 제품이더라도 시판 전 제조단위별로 정부가 다시 한 번 품질을 확인하는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백신검정과 소속의 한 연구원이 국가출하승인 작업을 위해 백신 검체를 점검하고 있다. 국가출하승인이란 안전성과 유효성 심사를 거쳐 허가받은 제품이더라도 시판 전 제조단위별로 정부가 다시 한 번 품질을 확인하는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62) 생물학적제제 국가출하승인제도

폐렴·파상풍·B형간염·독감…
각종 예방백신 전반적으로 평가
위해도 4단계로 나눠 검정시험

바이러스·세균백신 46개 제제
혈액제제 등도 합치면 총 69개
시장규모 커지며 출하승인 늘듯


백신의 발명은 인류를 감염병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런데도 백신이 과연 안전할까에 대한 의구심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중국의 백신 제조업체가 결함이 있는 백신을 생산한 데 이어 광견병 백신 기록까지 조작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아동학대 논란을 제기했던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사건은 아이를 둔 부모에게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다행히 모든 백신은 안전성 검사를 이중으로 받는다.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출하승인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출하승인제도는 생물학적제제가 시중에 유통되기 전, 제조단위별 검정시험과 더불어 제조 및 품질관리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제품의 품질을 한 번 더 확인하는 제도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25일 “더 나은 제도를 위해 현재 국가출하승인제도 개선 민관 합동 실무작업팀을 구성해 운영 중”이라며 “내용을 검토해 연내 국가출하승인제도 개선 로드맵 및 종합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증가하는 출하승인 처리량, 국제 규제 조화 등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원액, 최종원액 등 반제품 검정제도 도입(완제품 위주 검정 탈피) △국가출하승인의 주기적 검정 △위해도 평가지침 개정안 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

◇복잡한 백신, 국가가 검사 = 제제는 의약품으로 가공해 조제 또는 사용하기 편리한 형태로 만들어진 것을 의미한다. 생물학적제제는 백신이나 혈액제제 및 항독소 등을 말한다. 생물학적제제는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을 이용해 제조한다. 이 때문에 아스피린 등과 같은 저분자량의 화학적 의약품과 견줘 분자량이 훨씬 크고 구조도 복잡하다. 따라서 제조공정이 동일하다고 해도 제품의 안전성 및 유효성이 정밀한 일관성을 유지하기 어렵다. 또한 백신은 영유아 및 건강한 사람에게 대규모로 접종하므로, 품질에 이상이 있을 경우 파급효과가 장기간 광범위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생물학적제제는 제조회사로부터 독립적인 기관에서 제조번호별 품질검사가 필수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생물학적제제 안전 관리를 위해 국가출하승인제도 운영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가출하승인 업무는 1953년 중앙방역연구소에서 수행한 국가검정을 시작으로 국립방역연구소, 국립보건원, 식품의약품안전본부, 식품의약품안전청을 거쳐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소속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 내 백신검정과와 혈액제제검정과에서 맡고 있다. 2012년 국가검정제도를 국가출하승인제도로 변경했으며, 2016년 위해분석에 토대를 둔 국가출하승인제도를 도입했다.

국가검정제도에서는 완제의약품에 국한된 자료만 검토했지만, 국가출하승인제도에서는 원료부터 완제의약품까지의 제조 및 품질관련 정보를 기록한 문서인 제조 및 품질관리 요약서(Summary Protocol·SP)를 살핀다. 식약처는 선진국형 품질관리를 위해 2016년 4월 1일부터 제품별로 국가출하승인 실적과 제조소 GMP(우수제조의약품기준) 현황, 제품의 허가·심사, 국내외 안전성 정보 등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위해분석 기반의 ‘생물학적제제 국가출하승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위해도는 4단계(3, 2b, 2a, 1)로 나뉘며, 단계가 낮은 제품일수록 보다 적은 항목의 검정시험을 받게 된다.

◇각종 예방백신 국가출하승인 = 식약처는 약사법을 통해 국가출하승인의약품을 지정해 승인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현재 백신, 혈액제제 등 총 69제제·216제품이 국가출하승인 적용 대상이다. 이 중 백신은 46제제·156제품이다. 폐렴, 파상풍 등과 같은 세균성 질환에 대한 백신인 ‘세균백신’은 20제제·42제품으로,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와 헤모필루스인플루엔자, B형간염 혼합백신인 퀸박셈주(㈜얀센백신), 폐렴구균백신인 프리베나13주(한국화이자제약㈜) 등이 있다.

바이러스백신에 해당하는 제품은 26제제·114제품이다. 4가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4가프리필드시린지(SK케미칼㈜),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프리필드시린지주(㈜녹십자), 수두박스주(㈜녹십자) 등이 있다. 이 밖에 결핵 진단을 위한 검사에 쓰이는 튜베르쿨린이 1제제·1제품, 주름 개선이나 두통 완화 등에 사용하는 보툴리눔이 국가출하승인 대상으로 3제제·2제품이 있다. 보톡스주(한국엘러간㈜), 메디톡신주(㈜메디톡스)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람 헌혈 혈액에서 항체, 응고인자 등 유용한 단백질을 분리·정제해 제조한 혈액제제는 18제제·36제품이 있으며 알부민주(㈜녹십자), 정주용헤파빅주(㈜녹십자), 아이비글로불린에스엔주(㈜녹십자), 그린모노주(㈜녹십자) 등이 해당한다. 항독소는 말의 혈청으로부터 제조해 살무사와 같은 뱀에 물린 상처를 치료하는 데 사용한다. 코박스건조살무사항독소주(㈜한국백신) 1제제·1제품이 있다.

◇국가출하 지속 증가 전망 = 국가출하승인 검정시험을 위해 운영하는 실험실은 생물안전 3등급(Biosafety level 3) 실험실, 무균실, 세포배양실 등 총 23개다. 2017년 백신검정과 및 혈액제제검정과에서는 총 2467로트를 출하승인했다. 이 중 세균백신 265로트, 바이러스백신 654로트, 보툴리눔제제 521로트, 혈액제제 1027로트로, 2016년 2375로트에 비해 전체적으로 92로트가 증가했다. 국가출하승인 신청은 지속해서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백신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국내 개발 백신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 승인과 허가 취득, 해외시장 개척도 활발하기 때문이다. 또한 혈액제제 사업 시장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국내도 인구 고령화, 혈액제제 중 총생산액이 가장 높은 알부민의 정부 보험급여 확대 등에 의해 혈액제제 수요 자체가 늘고 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관련기사

이용권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