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통제센터서 집단항의 사태
中당국, 백신생산업체 전면조사
비싼 항암제 등 최고 50% 내려


중국에서 ‘불량’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와 광견병 백신 등에 대해 민심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문제의 백신을 접종받은 아동의 부모들이 당국에 몰려가 집단 항의에 나서는 등 파장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또 다른 이슈가 된 고가 항암제 논란과 관련해 서둘러 약값 인하에 나서는 한편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5일 홍콩 밍바오(明報)와 중국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충칭(重慶)에서, ‘우한(武漢)생물제품연구소’가 생산한 불량 DPT 백신을 맞은 영유아 36만 명의 부모 중 수백 명이 시 질병통제센터에 몰려가 집단 항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한 학부모는 “올해 2월 아동들이 문제의 백신을 접종받았는데, 정부는 ‘다시 맞히면 된다. 돈을 돌려주겠다’고 했을 뿐”이라며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전체 아동에 대한 전면적 검사를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생후 4개월 된 아이에게 DPT 백신을 맞혔는데, 한 달에 한두 차례 입원해야 할 정도로 병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충칭시 관계자는 “아이들이 맞은 백신은 효과가 표준에 미치지 못할 뿐 안전성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온라인에서도 중국 공산당과 정부에 분노와 항의를 표하는 글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네티즌은 미국 대사관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몰려가 정부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중국 공산당은 지린(吉林)성 당 기율검사위원회를 투입해 문제의 백신을 대량생산한 ‘창춘창성(長春長生)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대한 전면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백신 사태는 중국에 ‘국가적 수치’”라며 “백신을 만든 회사는 물론 제약회사 전반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벌이고,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최근 고가 항암제 논란을 다룬 영화 ‘나는 약의 신이 아니다’의 인기로 약값 인하가 이슈가 되면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약값 인하 방안 마련을 지시해 제조업체들이 약값 인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후베이(湖北)성은 최근 15개 품종의 20개 항암제에 대해 3.4∼10.2% 약값을 인하했으며, 베이징(北京)도 평균 3.9% 인하했다. 항암제 목록 외 의약품에 대해서는 최고 50%까지 약값이 인하되기도 했다.

베이징 = 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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