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대상자인 내담자는 영어로 클라이언트(client), 즉 고객입니다. 만약 우리 국민이 ‘고객을 왕’으로 모시는 상담의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있다면 대한민국이 ‘자살 왕국’의 오명을 벗고 행복한 사회가 앞당겨질 것으로 확신합니다.”
최근 OtvN 특강쇼 ‘어쩌다 어른’에 ‘상담학의 대가(大家)’로 출연해 ‘인간관계 왜 그럴까’라는 주제의 강연을 펼쳐 큰 호응을 불렀던 권수영 연세대 신과대학장 겸 신학대학원장. 미국에서 목회상담학 석사, 종교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는 등 신학·심리·상담 분야에 두루 정통한 그는 근래 “고위공직자부터 정례적으로 상담을 받는 환경이 되면 우리 사회가 한결 밝아질 것”이라며 상담 분야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한국상담진흥협회 회장인 권 학장은 다음 달 8일 연세대에서 국내 상담 관련 26개 단체가 참여하는 ‘제2회 상담의 날’ 행사를 연다. 그는 25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상담학의 대가’라고 소개해 TV 출연에 부담을 느꼈지만, ‘상담’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에 도움이 될 기회라고 여겨 출연했다”며 “누구나 상담의 필요가 점점 늘어나고, 사회의 리더일수록 더욱 상담을 받아야 하지만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대부분이 상담을 ‘진단과 처방’을 전제로 하는 정신과 진료와 혼동한다는 것. 김 학장은 “환자를 대상으로 병리현상을 진단해 처방하는 정신과 진료와 달리, 상담은 내면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그 상처를 피하지 않고 대면하는 용기를 내도록 돕는 것”이라며 “예컨대 감기에 걸리면 감기약 처방보다 신체 면역지수를 높이는 게 중요한 것처럼, 자살로 몰아넣는 심리적 위기도 인간관계의 면역지수가 높아져야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학장은 “최근 상담학은 인간의 심리적인 성장을 넘어 자기초월과 영적인 성장까지 추구하는 학문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나 자신이 신학자이자 상담학자로 인간 안에 있는 신적인 본성을 연구하는 일이 상담과도 밀접하다”고 말했다.
8월 8일을 ‘상담의 날’로 잡은 것은 두 사람이 마주 보고 눈을 맞춰 이야기(상담·相談)하는 형상을 담고자 해서다. 하지만 상담 분야 총 26개 단체와 3만여 명이 입법 청원한 ‘전문상담진흥법’이 국회에서 2년째 낮잠을 자고 있어 이날이 공인돼 있진 않다. 권 학장은 “지난 2년 동안 한국상담진흥협회를 중심으로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심리상담’ 사업은 120여 명의 전문상담사와 놀이·아동상담사가 투입돼 ‘상담’만으로 단독 수행된 최대 규모의 국가 연구사업이었다”며 “‘전문상담진흥법’이 통과돼야 ‘전문상담사’가 사회적 역할을 당당히 펼치고 국민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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