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소비·수출의 동반 부진 속에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7%에 그쳤다. 성장률은 올 1분기 1.0%로 선전했지만, 다시 0%대로 내려앉았다.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한은이 낮춰 잡은 연간 2.9% 성장 목표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미·중 무역전쟁에다 반도체 가격 하락 등 기다리는 건 악재들뿐이다.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은 2분기 0.8% 증가에 머무르며 1분기 4.4%에 비해 힘을 잃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1년 반 만에 최저였다. 수출과 내수가 함께 흔들리는 마당에 투자는 아예 뒷걸음질이다. 2분기 설비투자는 전 분기 대비 6.6% 감소하며 9분기 만의 최악 기록을 냈다. 경제 전반의 활력이 사라지고 있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7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1.0으로 전달보다 4.5포인트나 급락(急落)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만 해도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으나,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저임금을 대폭 올렸는데도 소비로 연결되고 있지 않다는 신호여서다. 취약계층의 소득·고용이 외려 줄면서 소득주도라는 전제마저 깨졌다. 투자 냉기류는 문 정부 혁신성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통령부터 나서서 규제혁신을 부르짖지만, 실질적 성과로 이어진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원격진료를 확대하겠다”고 했다가 시민단체, 심지어 여당 내 반대에 부닥쳐 5일 만에 꼬리를 내린 것은 생생한 예다. 기업들로선 최저임금과 근로시간 단축에 치이고, 규제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노동개혁도 실종된 터에 투자할 의욕이 생길 리 만무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트위터에 2분기 성장률이 “지구상에서 최고의 경제수치”가 될 거라고 예고했다. 경제 예측기관은 4.3%(연율 기준) 안팎으로 예상한다.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12배 큰 나라의 성장률이 더 높아진 것은 탈(脫)규제·감세 등 친기업 정책의 소산임은 물론이다. 성장엔진을 재가동하려면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실패한 소득주도 성장은 접고 실효 있는 혁신성장에 매진할 때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