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더위가 지난 1994년 더위를 방불케 한다고 한다. 그러나 그때 더위와 다른 점은 당시는 시내버스 중 에어컨 없는 버스가 많았고 마을버스는 에어컨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마을버스에도 100%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 그래서 버스를 기다릴 때는 덥지만, 버스에 일단 오르기만 하면 시원해진다.

그런데 요즘 버스를 이용하다 보면 에어컨이 고장 나서 찜통인 채 운행하는 버스가 가끔 있다. 20∼30년 전 같으면 당연하게 여기고 참고 탔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리고 시대가 바뀌어서 에어컨 없는 버스는 상상도 못 한다. 1970∼1980년대를 생각하면 지금은 천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며칠 전 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이 마치 사우나에 온 듯했다. 기사에게 물었더니 에어컨이 고장 나서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자신도 더워 죽을 지경이라고 했다. 물론 그런 버스를 운전하는 운전기사는 하루 종일 고장 난 버스를 운행해야 해서 더 힘들겠지만, 승객에 대한 기본적인 서비스를 저버리고 운행한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똑같은 요금을 내고 찜통 버스를 탄다는 것은 너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에어컨이 고장 난 버스는 에어컨 수리가 끝날 때까지 운행을 중단하는 게 승객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요즘 세상에 에어컨 없는 버스가 운행된다면 누가 믿겠는가? 그러나 실제로 운행되고 있다. 고장 났다는 이유로.

심진만·경기 고양시 덕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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