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브리티시 출전 제임스
벌타받고 티샷… 트리플보기
확률상 홀인원보다 어려워


골프에서 공으로 ‘나는 새’를 맞히는 건 확률 2만5000분의 1인 홀인원보다 더 어렵다.

홀은 정지된 과녁이지만, 새는 움직이는 ‘목표물’이기 때문이다.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시니어 메이저대회인 시니어 브리티시오픈에서 마크 제임스(65·영국·사진)가 새를 맞히는 보기 드문 진풍경을 연출했다. 하지만 제임스는 새를 맞힌 탓에 타수를 잃었다.

유럽 무대에서 18승을 거둔 베테랑 제임스는 27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1라운드 17번 홀(파4)에서 드라이버로 티샷했고 타구는 날아가던 갈매기에게 맞았다. 공은 크게 굴절돼 아웃오브바운즈(OB)가 됐다. ‘로드 홀’로 유명한 17번 홀 오른편은 호텔 담장이 있어 올드코스 유일한 OB 지역이다.

골프규칙에서는 새처럼 코스 내에 살아 있는 동물을 국외자로 간주한다. 제임스처럼 움직이던 공이 우연히 국외자에 의해 방향이 변경되거나 정지된 경우 ‘럽 오브 더 그린’으로 간주, 공은 있는 그 상태에서 플레이해야 한다(규칙 19조1항).

제임스는 인플레이 상태에서 공이 새에게 맞아 OB가 됐기에 억울하지만, 벌타를 받고 티잉 그라운드에서 다시 3타째를 날렸다. 제임스는 이 홀을 트리플 보기(7타)로 마쳐 5오버파 77타, 공동 122위로 내려앉았다.

올해 경기 도중 새를 맞힌 경우는 몇 차례 더 있다.

지난 4월 켈리 크래프트(30·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 헤리티지 2라운드 14번 홀(파3)에서 티샷한 공이 새에게 맞으면서 그린 앞 해저드에 빠져 벌타를 받았다,

앞서 지난 2월 타이거 우즈(43·미국)는 혼다클래식 4라운드 8번 홀(파4)에서 3번 우드로 티샷했고 타구는 페어웨이를 구르면서 페어웨이를 가로질러 걷던 오리에게 맞아 거리 손해를 보기도 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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