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계속되는 사상 최악의 폭염에 지친 시민들이 휴일인 29일 서울 도봉구 도봉산 물놀이장의 나무그늘에 발 디딜 틈도 없이 모여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연일 계속되는 사상 최악의 폭염에 지친 시민들이 휴일인 29일 서울 도봉구 도봉산 물놀이장의 나무그늘에 발 디딜 틈도 없이 모여 앉아 더위를 식히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기온·습도 고려한 체감 더위
32도 ‘특별주의 단계’ 넘으면
온열 질환에 사망 위험까지

서울, 7월20일~29일 특별주의
7월27일 대구 37.46도 ‘최고’
내달1일 서쪽서 기록경신할듯


올해 기록적 폭염으로 기온과 습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람이 실제 실외활동과정에서 느끼는 더위 체감 정도를 지수화한 ‘열지수’가 특별주의 단계인 32도를 계속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고강도를 보이는 열지수로 인해 온열(溫熱)질환자와 사망자 수가 27명(28일 기준)을 넘어 7월을 채 넘기기도 전에 공식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당국은 서쪽 지역과 강원 영서 지역에서 열지수가 매우 높게 나타날 것으로 보고 낮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열지수는 7월 27일 대구에서 기록한 하루평균 37.46도(기온 32.4도·습도 57.5%)가 가장 높았다. 서울도 같은 날 가장 높은 36.81도(기온 30.8도·습도 69.5%)를 기록했다. 열지수는 미국 기상청(NWS)이 고온이 지속하는 기간 사망자 수가 현저하게 증가하는 것에 주목해 개발했다. 불쾌지수는 실내의 무더위를 알아볼 수 있지만, 열지수는 실외 위험을 감지하는 수단이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열지수는 32∼41도 미만이 ‘특별주의 단계’, 41도 이상이면 ‘위험 단계’로 분류된다. 열지수는 그늘진 환경에서 값이 측정되므로 태양 빛에 직접 노출되면 열지수 값이 발표치보다 8.3도 정도 더 높아질 수 있다.

지금까지 열지수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1994년 7월 22일로 당시 서울이 기록한 43.42도(31.8도·습도 79.9%)였다. 대구는 그해 7월 15일 열지수(40.08도)가 가장 높았는데, 기온(33.2도)은 서울보다 높았지만, 습도(59.9%)가 낮아 열지수가 상대적으로 낮게 측정됐다. 습도가 높으면 더위를 잘 느끼는데, 이는 땀이 잘 증발하지 않아 자연냉각작용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온열 질환자가 두 달여 만에 2000명을 넘어서며 지난해 여름철 전체 환자 수를 앞질렀다고 발표했다. 서울은 올해 열지수가 특별주의 단계에 해당하는 32도가 넘는 날이 열흘(7월 20∼29일) 동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열지수가 32도 이상 연이어 발생한 날이 사흘(20∼22일)에 불과했다. 유희동 기상청 예보국장은 “강한 일사로 다음 달 1일쯤 서쪽 지역에 역대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곳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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