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청와대 및 정부 외교·안보라인 최고위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왼쪽부터 서 원장, 박선원 전 중국 주재 상하이 총영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 청와대 및 정부 외교·안보라인 최고위 인사들이 최근 잇따라 미국을 방문해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왼쪽부터 서 원장, 박선원 전 중국 주재 상하이 총영사,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서훈·박선원도 워싱턴 다녀와

經協·아시안게임·정상회담 등
남북교류 이벤트 줄줄이 대기
결실 위해 제재예외 협의한 듯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최근 국정원에 합류한 박선원 전 중국 주재 상하이(上海) 총영사가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예외 요청에 강경한 입장을 견지하는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제자리걸음 중인 종전선언 논의의 실마리를 풀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특히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각각 미 뉴욕과 워싱턴을 방문한 데 이어 국정원의 키맨 두 사람이 방미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가 올 하반기 남북정상회담 및 남·북·미 정상회담에 올인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에 합류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은 박 전 총영사가 방미 대열에 동참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에서 그의 역할이 적지 않음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최근 한국 정부의 대북제재 예외와 종전선언 논의 추진에 미국 측은 마뜩잖은 분위기다. 지난 20일 강 장관과 정 실장이 방미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논의를 벌였지만 미 국무부와 재무부 등은 오히려 그 이후 ‘대북제재와 단속 주의보’를 발표할 정도다. 미국 현지의 한·미 관계 소식통은 이에 대해 31일 “미 정부가 발표한 대북제재 주의보가 내용상 새로운 것은 없었다”며 “아마 북한뿐 아니라 중국과 한국에 보내는 경고성 메시지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후 서 원장과 박 전 총영사의 워싱턴 방문이 이뤄진 것은 오는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과 9월 러시아 동방경제포럼 및 유엔총회, 가을 중으로 예상되는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등 남북 정상 간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향한 분위기를 고조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예외 조치 확대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미국을 설득하기 위한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했던 것이라는 분석이다.

4·27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 따른 종전선언의 결실을 가져오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절박감도 작용했을 수 있다. 이런 시점에 국정원에 합류한 박 전 총영사의 역할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진다. 총영사 임기가 통상 3년 내외임에도 박 전 총영사는 취임 후 불과 6개월 만인 지난 20일 자진 사퇴하고 국정원에 합류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북핵 6자회담, 북핵 문제 등을 다루는 데 솜씨를 보였던 박 전 총영사의 역량을 국정원이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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