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갑룡(사진) 경찰청장이 취임 후 연일 ‘여성’을 강조하고 있다. 민 청장은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총력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데 이어 경찰 조직개편과 인사에서도 여성을 중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를 두고 지난 5월 홍익대 남자 누드모델 사진 유출 사건을 계기로 촉발된 편파수사 논란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 청장은 30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각에서 제기되는 여경 확대 논란에 “우려할 필요가 전혀 없다”며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 여경 확대는 이성은 경찰청 성평등정책담당관의 최근 인터뷰를 계기로 뜨거운 감자가 됐다. 경찰 채용 과정에서 여성은 무릎을 바닥에 대고 팔굽혀펴기를 해도 된다는 규정에 대해 “100m 달리기나 팔굽혀펴기 등이 경찰 업무에 정말 필요한 역량인지 살펴봐야 한다”는 이 담당관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민 청장은 “여경을 요구하는 치안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고 경찰조직도 그렇게 변화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경찰은 힘을 쓰는 남성적인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회의 거울로서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청장은 이를 위해 선진국 사례를 검토하고 있으며 최적화된 여경 선발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민 청장은 또 “차별과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피해를 보고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던 여성들의 목소리에 경찰이 소홀하지 않았는지 반성한다”고도 말했다. 민 청장은 취임 첫 정책으로 ‘여성대상범죄 근절 추진단’을 신설하기로 했으며 추진단장은 경찰이 아닌 학계 또는 시민단체 등 외부 여성 전문가를 선발하기로 했다. 지난 26일 이은정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이 치안감으로 승진했는데, 이 과정에서 민 청장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치안감은 경찰청 경무인사기획관으로 보임돼 역대 2번째로 경찰청 국장급에 임명된 여성이 됐다. 경찰 관계자는 “민 청장의 여성 중심 행보는 홍익대 누드모델 편파수사 논란이 불러온 변화”라며 “경찰이 남성 중심의 편파 수사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