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템플스테이 프로그램도 등장
대입 ‘막판 뒤집기’변수 작용
학생·학부모 불안감에 매달려
9월 대입 수시모집 직전 여름방학을 맞아 자기소개서(자소서) 준비에 나서는 고3 수험생들이 늘어나면서 고액 자소서 컨설팅은 물론 입시업체가 주관하는 ‘자소서 캠프’가 활개를 치고 있다. 최근에는 ‘자소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까지 등장하는 등 과열 분위기가 조성되자 학부모들은 “자소서는 또 다른 사교육”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올해 황모(여·48) 씨는 지난 30일 고교 3학년 수험생 아들과 함께 강남 대치동의 한 자소서 컨설팅 업체를 방문했다. 자녀와 함께 직접 준비해보려 했지만, 막연한 불안감 탓에 대학별 합격 사례와 전문 노하우가 있다는 사설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었다. 주변 학부모들도 온라인에 공개된 작성법 등을 참고하더라도 결국엔 80만 원부터 많게는 120만 원의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고3 수험생인 이모(18) 군은 최근 한 입시업체가 주관하는 1박 2일 자소서 캠프에 등록했다. 담임 선생님 역시 “전문적 조언을 듣고 오라”며 캠프를 추천했다. 이틀 동안 총 16시간의 동일 계열 학과 자소서 지도를 받는 프로그램으로 120만 원을 지출해야 했다. 자소서 작성에 어려움을 겪는 학부모·학생이 늘어나자 서울 시내 한 사찰에서는 오는 1일부터 국립대 국문과 교수를 초청해 실시하는 ‘자소서 쓰는 템플스테이’가 등장했다.
온갖 종류의 자소서 과외가 생기는 이유는 작성에 문항별 전문성이 필요한 데다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학생부종합전형의 강세가 계속되면서 자소서가 ‘막판 뒤집기’ 변수로 작용하는 최근 상황도 수험생들이 자소서에 더 매달릴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특히 자소서의 1∼3번 문항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공통문항이지만, 4번 문항의 경우 대학별 자율에 맡겨진 ‘특색 문항’인 탓에 수험생들은 그동안 입시업체에 축적된 ‘합격자 자소서’ 사례를 참고하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비용을 투자하는 실정이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수험생 238명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43%는 ‘여름방학부터 자소서 작성을 시작한다’고 응답했고 작성 기간은 평균 ‘한 달 이상’이라고 답했다. 자소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응답자의 46%가 ‘어떤 활동을 쓰는 것이 유리한지 몰라서’라고 답했으며, 이어 17%는 ‘글쓰기 자체가 힘들어서’라고 답했다. 또 ‘학창 시절 학습 경험과 이를 통해 느낀 점’을 묻는 공통문항 1번이 가장 어렵다고 답한 수험생도 33%에 달했다. 교육부는 “앞으로 자소서 비중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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